이번달 말부터 디얼라이언스 유럽 서비스에 조기합류할 예정단독으로 운영하던 AEX는 중단…선박들 11월경 일정 마무리유럽은 물동량이 많아 성장성도 높아…수익성 개선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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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상선
    현대상선이 내년 상반기 초대형 선박 투입을 앞두고 유럽 노선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글로벌 선사들이 주력으로 삼고 있는 유럽 노선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빠르게 영업력 확대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이번달 말부터 새로 가입한 해운동맹인 디얼라이언스에서 운항 중인 유럽 서비스에 조기합류한다.

    내년 4월 공식 활동에 앞서 주력 노선인 유럽 항로에서 한 발 먼저 협력을 시작한 것이다.

    대신 단독으로 운영해왔던 아시아·북유럽 익스프레스(AEX)는 이달부터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 현대상선은 8월 초 화주들에게 이같은 사실을 알렸다. AEX 항로에서 운항하던 선박들은 순차적으로 부산신항에 도착해 11월경 모든 일정을 마무리한다.

    앞서 현대상선은 2M 협력과는 별도로 지난해 4월 4600TEU급 선박 10척을 투입해 아시아와 북유럽을 연결하는 AEX를 단독 취항했다. 첫 독자노선에 많은 기대를 모았으나 유럽 항로의 공급과잉과 운임하락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현대상선이 디얼라이언스와 협력할 노선은 극동-유럽서비스(FE) 시리즈 중 부산노선인 FE2를 비롯해 홍콩노선 FE3, 북중국노선 FE4, 동남아노선 FE5로 알려졌다. 노선 협력을 통해 기존보다 기항지와 선복량이 늘어나는 효과도 기대된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내년에 초대형선이 투입되기 전까지 8월 말부터 디얼라이언스의 유럽 서비스에 조기 합류하기로 결정했다"면서 "기존보다 큰 선복을 매입함으로써 비용 절감 효과를 통해 수익성이 개선되고 서비스도 확대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상선은 오래 전부터 유럽 항로를 강조해 왔다. 배재훈 사장 역시 취임한 지 한달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유럽 출장길에 올라 현지 직원들을 격려하고 유럽 주요 화주들을 만나 그간의 신뢰를 확인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최근 취임 이후 실시한 첫 인사에서도 유럽 지역에 힘을 실었다. 현대상선은 그동안 주력 노선인 미주 노선을 총괄하고 있던 김정범 현대상선 전무를 유럽본부장으로 이동시켰다. 전체 매출의 40% 가량을 차지하던 미주 지역 총괄을 유럽본부장으로 발령시킨 것은 유럽 노선의 달라진 중요도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현지 영업 인력도 영입할 계획이다. 해외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백홀(Back Haul) 영업 활성화를 위해 해외 현지 영업전문가도 미주와 유럽에 각 1명씩 임원급으로 영입한다는 방침이다. 유럽은 이미 인선을 마친 상태로 이들은 9월중 발령될 예정이다.

    현대상선이 이처럼 유럽 노선을 강화하는 이유는 유럽이 전통적으로 물동량이 많은 지역이라 성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해 수출 경로가 유럽으로 집중되면서 유럽 물동량이 반등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유럽 노선은 글로벌 선사들만의 무대였다. 2M 회원인 머스크와 MSC는 유럽 선사인만큼, 유럽 항로를 주력 노선으로 삼고 대형 선박들을 유럽 항로에 배치했다. 초대형 선박이 없는 이상 이들과 경쟁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했다.

    현대상선은 2020년 인도 받을 12척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모두 유럽 노선에 투입할 예정이다. 이를 앞두고 유럽 서비스에서의 협력을 일찍 시작한 것은 유럽 화주와 글로벌 선사와의 협력 확대에도 긍정적일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디얼라이언스 가입으로 유럽 노선에서 글로벌 선사들과 경쟁이 가능해졌다"면서 "이번에 유럽 서비스에 조기 합류하면서 현대상선의 빠른 수익성 개선도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