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계 핵심' 에이치솔루션, 한화 주식 1.46% 매수김승연 세 아들 지분 11.12% 늘어나…지배력 강화에이치솔루션 가치 높이는 중…주가 하락도 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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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그룹의 경영승계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할 계열사로 유력한 에이치솔루션이 ㈜한화 지분을 확대하면서 한화그룹 승계 시나리오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최근 한화시스템이 상장을 공식한데 이어 한화종합화학의 상장 가능성도 커지는 등 에이치솔루션 몸값 올리기에 속도가 붙는 만큼, 이번 주식 매입 또한 향후 승계 작업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는 에이치솔루션이 지난달 자사의 보통주·종류주를 장내 매수해 최대 주주인 김승연 회장과 특별관계자들이 보유한 주식 지분이 직전 보고 당시 30.47%에서 31.93%로 증가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의 세 아들이 보유한 ㈜한화 주식(보통주·종류주)은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4.28%,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1.28%,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 1.28%에 에이치솔루션 4.28%까지 총 11.12%로 늘어났다. 기존보다 지분이 2.16%포인트 늘어나면서 지배력이 강화된 것.

    에이치솔루션은 김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계열사로 향후 승계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점쳐진다. 현재 장남인 김 전무가 지분 50%, 차남인 김 상무와 삼남 김 전 팀장이 각각 25%씩 지분을 나눠 가진 상태다.

    한화 관계자는 이와 관련 "현재 시장 가치가 저평가돼 있어 주가 방어에 나선 것"이라며 "매매 가치를 높여서 주주를 보호하는 목적과 투자상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한화그룹의 움직임을 보면, 이번 주식 매입이 승계 작업과 연관성이 전혀 없다고 단정짓기 어렵다. 최근 에이치솔루션이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작업에 들어간 것도 그렇고, 한화 주가가 떨어진 이유 역시 경영 승계와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화시스템은 지난달 26일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고 연내 상장을 목표로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한화종합화학도 2020년 상장할 것으로 보인다.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시스템 지분 14.49%를 보유하고 있으며, 한화종합화학 최대주주인 한화에너지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에이치솔루션의 몸집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에이치솔루션은 지난 2016년말 1156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갖고 있었지만 2017년 말 4047억원으로 4배 가까이 늘어났다. 지난해 말 현금성 자산이 2390억원으로 1년 새 절반 가까이 줄긴 했지만, 현금 보유량은 향후 알짜 계열사들로 인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에이치솔루션의 가치 상승에 따라 남은 것은 승계 작업이다. 김 회장이 보유한 ㈜한화 지분은 22.65%인 데 반해 김 전무와 김 상무, 김 전 팀장의 ㈜한화 지분은 각각 4.44%, 1.67%, 1.67%에 그치는 수준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이들 3형제가 향후 에이치솔루션을 상장해 자금을 마련한 후 ㈜한화 지분을 늘리거나 에이치솔루션과 ㈜한화 간의 합병을 통해 ㈜한화의 지분율 상승을 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한화그룹도 완벽한 지주회사 체제를 갖출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한화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 비롯됐다고 해석한다. ㈜한화가 지주회사 역할을 수행하지만 그룹 내 모든 계열사에 영향력이 미치지 못하고 있어서다.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에너지 등 그룹 내 자회사들을 거느리며 지주회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한편, 에이치솔루션은 한화가 2017년 계열 시스템통합(SI) 업체인 한화S&C의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투자회사인 에이치솔루션과 사업회사인 한화S&C로 나누면서 설립된 회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