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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만명의 조합원을 이끄는 베트남 은행노동조합 관계자들의 한국 방문에 은행들이 격한 환영을 표했다.
국내은행들의 베트남 진출 확대에 베트남 은행노조가 든든한 조력자가 될 수 있어서인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이 베트남은행과 국내은행 간 우호적 관계를 맺는데 메신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 주최로 산별노조인 베트남 은행노조 관계자 6명이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한국을 방문해 금융노조와 은행들을 방문하며 친분을 쌓았다. 금융노조와 베트남 은행노조의 교류는 15년째 지속되고 있으며, 서로 우호적 신뢰 관계가 끈끈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은행노조는 이번 방문에서 금융노조와 금융결제원,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을 방문했는데 노조뿐만 아니라 은행 사측의 관심이 뜨거웠다.
베트남 은행노조가 베트남에 진출을 원하는 은행들의 인허가를 좌지우지할 정도의 영향력을 갖고 있어서다. 베트남 은행노조는 96개 은행, 16만4000명의 조합원이 소속돼 있다. 금융권 35개지부 10만명의 노조를 이끄는 금융노조보다 그 규모가 크다. 게다가 베트남 은행노조위원장은 우리나라로 치면 한국은행 부총재 해당, 차관급의 지위를 갖는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베트남 은행노조가 국내 은행들의 해외진출시 인-허가에 영향력을 행사할 만큼 권한이 막강하다보니 베트남 진출 확대전략을 세운 은행들이 베트남 은행노조와 우호적 관계를 맺기 위해 애를 쓴다”며 “금융노조를 통해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잡으려고 국내은행들이 줄을 설 정도”라고 말했다.
실제로 신한은행은 베트남 은행노조가 본사를 방문했을 때 이원태 글로벌사업본부장이 이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신한은행 베트남 법인은 베트남에 진출한 외국계은행 1위로 올해에만 6개 지점을 설립했다. 매년 핵심 거점을 중심으로 채널을 확장해 나갈 계획인데 베트남 내 현지화 영업에 집중하고 있다. 신한 베트남법인의 노조원만 1700명이 넘는다.
베트남 은행노조 관계자들은 우리은행과 국민은행 본사도 방문해 여러 부서를 둘러보고 서로 소통하며 만찬을 함께 했다.
우리은행은 베트남에서 9개 영업점을 운영하고 있다. 연말까지 4개 영업점을 추가로 개설할 예정으로 2021년까지 20개 이상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은행 역시 2011년 호치민지점을 개점한데이어 올해 2월에는 하노이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했다. 서울 본점과 하노이지점 내 전담조직 운영을 통해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시아 국가에 특화된 디지털뱅킹모델을 개발 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현지 리테일 시장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베트남 은행노조는 이번 만남에서 은행들의 베트남 노조가입을 독려했다. 베트남에는 시중은행 등 국내은행 10곳이 진출해 있으나 베트남 은행노조에 가입한 곳은 없다. 이번 만남을 계기로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등 은행권은 베트남 은행노조 결성과 가입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