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 이어 스판덱스 공장 증설지로 미주 지역 확정미국은 글로벌 섬유 최대 시장… 3483억 달러 규모운송비 효과 등 경쟁력 강화 전망… 프리미엄 제품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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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효성이 8월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간 대한민국 서울에서 열린 제20회 프리뷰 인 서울(Preview in Seoul: PIS)에 참가해 일상 속 차별화 원사를 선보였다.ⓒ효성
효성이 인도에 이어 스판덱스 생산기지로 미주 지역을 택했다. 인도 스판덱스 공장 가동으로 자신감을 얻은 조현준 회장이 섬유 최대 시장인 미주에 승부수를 던진 만큼, 관련 계획이 언제쯤 구체화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은 스판덱스 공장 증설지를 미국 본토로 확정했다. 아직 구체적인 사항은 논의 중에 있으나 미국에 공장이 세워지면, 인도 다음으로 미국에도 첫 스판덱스 공장이 들어서게 된다.
앞서 효성은 지난 20일 인도 스판덱스 공장이 본격 상업 가동을 시작했다고 알리면서 이같은 내용을 밝혔다. 인도 공장은 연간 1만8000톤의 스판덱스를 생산할 수 있으며, 부지 면적이 약 40만㎡에 이른다.
인도는 조 회장이 낙점한 전략적 요충지다. 인구가 약 13억7000만명으로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국내총생산(GDP)은 약 2조7200억 달러로 세계 7위의 경제 대국이다. 효성은 현재 약 60%인 인도 시장 점유율을 70%까지 끌어올린 이후 시장을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인도에 이어 미주를 다음 증설지로 택한 이유는 미국이 글로벌 섬유 시장에서 제일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규모 뿐만 아니라 패션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반응을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 있다는 점도 영향을 줬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올해 기준 미국 의류시장 규모는 3483억 달러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중국이 3222억 달러로 미국을 바짝 뒤쫒고 있지만, 격차는 여전한 상황이다. 중국 다음으로는 인도, 일본, 영국 순으로 나타났다.
효성은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 중국, 베트남을 비롯해 브라질, 터키 등 전 세계에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2008년 유럽시장 공략을 위해 터키에 스판덱스 공장을 완공했고, 2011년에는 브라질에 스판덱스 생산공장을 지어 남미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미국에 공장이 증설되면, 효성의 스판덱스 경쟁력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우선, 브라질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 북미로 이동할 때 드는 운송비를 절감할 수 있을 뿐더러 프리미엄 제품을 소량 생산함으로써 미국 시장 공략에 집중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북미에서 프리미엄 제품을 생산하고, 여기서 상품성이 보증된 제품을 남미에서 다시 대량 생산하는 투트랙 체제가 완성된다. 효성티앤씨는 중국 취저우·자싱·광동·주하이와 베트남 동나이, 브라질, 터키 등 7개 글로벌 스판덱스 공장에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한 상태다.
이같은 생산 과정은 조현준 회장이 강조하는 '고객의 목소리, VOC(Voice of Customer)'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섬유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소비자의 반응을 확인한 뒤 이를 제품에 바로 반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조 회장은 평소 고객을 중심에 두고 기술과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경영 전략을 적극 실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전부터 글로벌 전시회 참여 등을 통해 꾸준히 고객들과 만나 소비자들의 니즈를 파악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미국 덴버에서 개막한 '아웃도어 리테일러 쇼'에 참가해 스포츠 의류용 스판덱스 '크레오라 액티핏'을 처음 선보였다. 앞서 5월에도 독일 뮌헨에서 열린 기능성 소재 섬유전시회 '퍼포먼스 데이즈'에 처음으로 참여해 '기능성의 아름다움'이란 테마에 맞춰 다양한 제품들을 소개했다.
스판덱스는 '섬유의 반도체'로 불리는 고부가가치 기능성 섬유다. 원래 길이의 5~7배까지 늘어나고 원상회복률이 97%에 달한다. 여성용 속옷을 비롯해 스타킹, 수영복, 데님, 아웃도어뿐 아니라 정장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의류 제품에 사용되고 있다.
효성의 스판덱스 브랜드 크레오라는 8년 연속 세계일류 상품으로 선정됐다. 효성은 중국, 베트남, 브라질 등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2010년 세계 시장 1위에 올라선 뒤 점유율 30% 이상을 차지하며 글로벌 선두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의류 시장 규모가 세계 최대인 만큼, 효성이 인도 다음으로 북미를 증설지로 확정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미에서 차별화된 프리미엄 제품으로 본격적인 경쟁력 강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
- ▲ 인도 스판덱스 공장 전경. ⓒ효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