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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률 저하에도 유아용품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09년 44만5000명이던 출생아 수는 2015년 43만8000명으로 줄었지만, 같은 기간 유아용품 시장은 1조 초반대에서 2조원으로 두 배가량 확대됐다.
업계는 올해 관련 시장이 4조원 대로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나뿐인 아이를 귀하게 키운다는 뜻의 '골든 키즈', 아이 한 명에게 부모와 주변 사람이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텐 포켓'이라는 신조어가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 3일 일산 킨텍스에 ‘코베 베이비페어’가 개막했다. 오는 6일까지 진행되는 행사엔 유아용품 업체를 비롯한 다수의 생활가전기업이 참가해 제품을 소개했다. 각 업체 부스에선 정수기·식기세척기·온수매트 등 다양한 육아 아이템을 만나볼 수 있었다.
가장 먼저 찾은 SK매직 부스엔 젖병세척 기능을 갖춘 식기세척기가 전시돼있었다. SK매직은 편리한 육아용품 세척을 위해 제품 내부에 ‘하트박스’를 탑재해 내놓고 있다.
하트박스는 젖병꼭지와 같은 작은 부속품이 세척기 물살에 쓸려 다니는 현상을 방지해준다. 망처럼 생긴 바구니에 젖병 등을 꽂아 세척기를 작동하는 방식이다. 하트박스는 세척기 물살이 부속품 내부까지 깨끗하게 씻도록 고정하는 역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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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정수기 모델에 적용된 ‘유아 버튼’도 눈에 띄었다. 본체 하단에 달린 유아 버튼은 아이들의 제품 사용을 돕는다. 상단 조작부까지 손이 닿지 않아 아이 스스로 사용이 힘들다는 점에 착안한 기능이다. 화상사고 방지를 위해 유아버튼에선 냉·정수만 출수된다.
현장 관계자는 “하트박스 등 맞춤형 기능 덕에 육아족의 세척기 구매가 꾸준한 편이며, 정수기에 적용된 유아버튼도 핵심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하고 있다”면서 “유아버튼을 통해 아이 스스로 하루 평균 여섯 잔의 물을 마신다는 데이터를 확보했으며, 이후 제품에 이 같은 정보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찾은 청호나이스 부스에서도 다양한 제품을 만나볼 수 있었다. 청호는 현장에서 올해 신제품 살균얼음정수기 ‘세니타’와 커피정수기 ‘휘카페’를 주로 홍보했다.
올여름 출시된 세니타는 ‘자동 살균기능’이 핵심이다. 전기분해 살균수가 수로와 저수조 곳곳을 돌며 시간마다 자동으로 제품을 살균한다. 일반 제품 대비 위생성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분유 등을 염두에 둔 육아족에서 인기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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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전시한 휘카페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얼음·캡슐커피 추출 기능을 갖춘 휘카페는 수년간 이어져 온 청호의 최고 주력 제품이다.
부스에선 커피 시음 행사도 함께 진행했다. 제품이 지원하는 7종의 캡슐 중 디카페인 커피가 현장 임산부들에게 가장 인기가 좋았다.
현장에서 만난 회사 관계자는 “행사 첫날인 어제부터 올해 신제품인 살균·커피정수기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면서 “세니타는 아이가 마실 물이라는 점에서, 커피정수기는 엄마 스스로를 위한 제품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고르게 높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바로 옆 쿠쿠 부스에선 가습기와 이유식 기능을 갖춘 밥솥이 인기를 얻었다. 가습기는 4L 대용량 스테인리스 저수조가 특징이다. 플라스틱 수조 대비 세균 걱정이 적고 용량이 커 사용이 편리하다. 함께 전시된 밥솥은 이유식 기능을 갖췄다는 점에서 문의가 많았다.
이어 찾은 경동나비엔 부스에선 신제품 온수매트를 만나볼 수 있었다. 경동은 가을·겨울철 성수기 공략을 위해 신제품 ‘더 케어’ 온수매트를 최근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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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제품은 총 3종으로 출시됐다.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제품은 와이파이 원격 제어가 가능한 최상위 모델 ‘EQM 580’이었다. 해당 제품은 집 밖에서도 원격으로 제품을 작동할 수 있어 예열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서 인기가 좋다.
핵심 기능은 매트 내부의 물을 자동으로 살균하는 ‘셀프 이온케어’다. 물이든 매트 내부에서 세균이 번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탑재한 기능이다. 위생 걱정에 정기적으로 매트 속 물을 모두 비워내야 하는 수고가 없어 사용이 편하다.
스마트폰 앱을 통한 제품 제어도 흥미로웠다. 제품 본체까지 손을 뻗을 필요 없이 머리맡 휴대폰으로 온도를 조절하게 하자는 아이디어에서 착안한 기능이다.
매트 왼쪽 오른쪽 온도를 따로 설정할 수도 있어 아이 취침 시엔 은은한 온기를 줄 수 있다.
현장 관계자는 “임신 초기, 출산 후 숙면을 원하는 주부들에게 문의가 많았으며, 첫날 현장에선 100여 대가 팔려 판매가 쏠쏠했다”면서 “섬세한 온도조절, 원격제어 기능 등 다양한 편리기능이 육아족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