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26% 감소 불구 9월에만 '5조'연내 대형 프로젝트 대기… 연 320억달러 기대"해외사업 악몽 벗어나 양질의 공사 수주 적극 나서"4분기 글로벌 대규모 발주 대기중"… 수주 회복 기대감
  • ▲ 국내 건설사 해외건설 수주 실적. ⓒ한국신용평가
    ▲ 국내 건설사 해외건설 수주 실적. ⓒ한국신용평가

    올해 부진했던 건설사들의 해외수주 실적이 지난달을 기점으로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다. 최근 국내 대형건설사들의 대규모 해외수주 낭보가 전해오고 있고, 4분기에는 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대기 중이다.

    연내 해외수주 규모가 지난해 수준으로 올라와 2년 연속 300억달러 이상을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11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전날까지 국내 건설기업들이 신규 수주한 금액은 모두 165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222억달러에 비해 25.6% 감소했다. 그러나 이는 올 초부터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지난해의 69% 수준에 머물렀던 것에 비교하면 수주 규모가 확대된 것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연내 150억달러 이상의 수주 실적을 올려야 지난해 해외수주액인 320억달러를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의 해외수주액을 기대하고 있다. 8월까지 부진을 면치 못했던 신규수주가 지난달 잇따라 낭보를 전해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국내 건설기업들이 수주 소식을 올린 프로젝트 규모만 5조원에 달한다.

    가장 최근 수주고를 올린 곳은 삼성물산이다. 삼성물산은 지난달 30일 6억3000만달러 규모의 방글라데시 메그나갓 복합 화력발전 건설공사를 수주했다.

    삼성물산이 단독으로 수행하며 총 공사기간은 34개월로, 이달 착공해 2022년 7월 준공 예정이다.

    이 발전소는 방글라데시 수도인 다카에서 남동쪽으로 약 25㎞ 떨어진 나라얀간지(Narayanganj)시에 가스터빈 2기, 스팀터빈 1기, 배열회수보일러 2기, 변전소를 포함한 718㎿급 복합 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공사다.

    이에 앞서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달에만 2건 총 23억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지난달 16일에는 인도 동 칼리만탄 발릭파판 정유공장 고도화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이 공사의 규모는 21억달러에 달한다. 이어 같은 달 29일 1억달러 규모의 솔로몬제도 티나 수력발전소 건설공사도 시공권도 따냈다.

  • ▲ 자료사진. 싱가포르 T301 차량기지 건설 현장. ⓒGS건설
    ▲ 자료사진. 싱가포르 T301 차량기지 건설 현장. ⓒGS건설

    대우건설 역시 지난달 오랜만에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시장 '글로벌 카르텔'에 진입하며 본격적인 중장기 수주 확대의 첫 시작을 알렸다.

    지난달 15일 대우건설은 총 43억달러 규모의 나이지리아 가스공사 LNG플랜트 설비 7호 공사 낙찰의향서(LOI)를 접수했다. 이 중 대우건설의 지분율은 40%로, 수주 규모는 17억달러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대우건설의 이번 수주가 유의미하다고 판단한다. 국내 건설사 중 처음으로 해외 LNG플랜트 프로젝트에 원청사 자격으로 참여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일부 유럽 및 일본 업체들이 차지했던 LNG플랜트 시장에 처음 진입한 것이다.

    특히 이번 사업의 컨소시엄 파트너인 사이펨·치요다와 공조해 모잠비크, 카타르, 인도네시아, 러시아 등에 진출을 꾀하고 있어 앞으로 LNG 액화플랜트 수주 확대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GS건설도 지난달 2억달러 규모의 태국 HMC 폴리프로필렌4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4분기 발표가 예상되는 대형 프로젝트도 다수 존재하는 만큼 연말에는 해외수주액이 지난해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달 사우디아라비아 우나이자, 자프라 가스 프로젝트의 입찰이 예정돼 있으며 이 중 우나이자의 경우 연내 입찰결과가 확인될 전망이다.

    이밖에 파나마 매트로·항만, 카타르 LNG, 이라크 바그다드 트레인 등 다양한 프로젝트들의 입찰결과 발표가 4분기 예정돼 있다.

    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해외 발주시장 여건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지만, 건설사들이 양질의 공사를 수주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며 "4분기에는 대규모 발주가 예상되는 만큼 수주 회복세가 가팔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대형건설 B사 관계자는 "회사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업계가 해외사업 악몽에서 이제 막 벗어나 조심스럽게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4분기 대형 프로젝트 결과에 따라 올해 300억~350억달러 규모의 해외수주액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정부 정책에 힘입어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에서 대형 프로젝트들을 수주하면서 해외수주 '텃밭'이 중동에서 신남방 국가로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 수주액이 감소한 가운데 신남방 국가에 대한 수주는 선방하고 있다. 전체 수주액 중 중동 지역 수주(43억달러) 비중은 26.0%로, 지난해 33.7%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하지만 신남방 국가(67억달러)의 경우 지난해와 비슷한 40%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수주 건수의 경우 같은 기간 156건에서 189건으로 33건 늘었다.

    해건협 관계자는 "동남아시아 국가 위주로 노후 인프라나 도로, 지하철 등 SOC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건설사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며 "베트남 등 경제성장률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신규주택 수요도 많아져 건설사들의 해외사업도 다각화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