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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시장에서 40대 젊은 최고경영자(CEO)를 주축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회사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사모펀드로 대주주가 변경된 롯데손해보험은 최원진 대표 체제로 옷을 갈아입고, 공격 영업에 나설 예정이다. 연말에는 온라인 전용 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이 정영호 대표이사 체제로 출범을 예고하면서 손해보험 시장 판도를 흔들 것이란 기대가 모아진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이 대주주 JKL파트너스 출신인 최원진 대표이사 체제로 새 출발 했다.
롯데손보는 전날 최대주주가 호텔롯데 외 4인에서 JKL파트너스가 설립한 특수목적회사인 빅튜라(지분 53.49%)로 변경되면서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최원진 사장을 대표로 선임했다.
최원진 대표는 1973년생인 최연소 보험사 CEO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대 법학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미국 변호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신임 최 대표는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 사무관,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 서기관을 거쳐 국제통화기금 자문관, 제이케이엘파트너스 전무 등을 지냈고, 롯데손보 인수를 진두지휘한 인물로 알려졌다.
사외이사로는 옛 재무부 출신의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명예회장, 금융위원장 출신인 신제윤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윤정선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겸 한국파생상품학회장이 선임됐다.
경영진을 새로 꾸린 롯데손보는 이날 오후 이사회를 열고 37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의결했다. 롯데손보가 사모펀드 체제로 전환하면서 수익성 확보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간 보험사를 인수한 사모펀드는 구조조정과 영업력 확대를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인 뒤 되팔아 수익을 남기는 데 집중해왔기 때문이다.
최원진 대표이사는 취임사에서 “롯데손해보험이 작지만 강한 회사, 최고급 손해보험사로 성장해 기업가치가 지속적으로 높아질 수 있도록 책임 경영에 힘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올해 연말에는 한화그룹의 계열사인 캐롯손해보험이 젊은 조직을 꾸린 뒤 출범한다. 캐롯손보는 국내 최초 디지털 전업 손보사로 현대자동차, SKT, 알토스벤처스 등 대형 투자사와 함께 시작할 예정이다.
지난 5월 캐롯손보는 정영호 대표이사를 선임하고 서울대 이창우 명예교수, 포스텍 유환조 교수, 서울대 박소정 교수 등 사외이사진을 구성했다.
정영호 대표는 1972년생으로 글로벌 컨설팅사인 액센추어를 거쳐 2012년 한화그룹에 합류했다. 이후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상무보, 한화손보 전략혁신담당, (주)한화 커뮤니케이션 실장을 역임했고 2017년 12월부터 캐롯 설립추진단장을 거쳐 지난 5월 캐롯손보 대표이사에 올랐다. 롯데 최원진 대표와는 서울대 경제학과 동기다.캐롯손보는 정영호 대표를 중심으로 젊은 조직을 꾸리고 120명 정도 규모로 시작할 예정이다. 출범과 동시에 실제 운행한 거리만큼만 보험료를 내는 '퍼 마일(PER MILE)'개념의 자동차보험 등 차별화된 상품을 선보이며 공격 영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젊은 CEO를 중심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보험사가 등장하면서 손보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며 “70년대생 최고경영자들이 어떤 전략으로 승부수를 걸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