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두 차례 금리 인하 효과 지켜보며 완화정도 조정"

한국은행은 16일 발표한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지켜보면서 완화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갈 것"이라는 새로운 문구를 삽입했다.

이는 추가 인하 속도조절을 시사한 것으로 석 달 만에 금리를 또 내린 만큼 당분간은 이 수준을 유지하고 그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연 1.25%로 하향 조정해 운용하기로 했다.

금통위는 지난 7월 금리를 연 1.75%에서 연 1.50%로 인하하고 8월에는 동결했다. 이번에 0.25%포인트를 인하함으로써 역대 최저치를 찍었다.

금리 인하 배경에는 국내외 성장세 둔화 흐름이 주요하다.

세계경제는 교역이 위축되면서 성장세 둔화가 지속되고 있으며, 미·중 무역협상 관련 불확실성과 주요국 경제지표 부진으로 국제금융시장이 높은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보호무역주의 확산 정도와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내경제는 건설투자 조정과 수출 및 설비투자 부진이 지속된 가운데 소비 증가세가 약화되면서 성장세 둔화 흐름을 이어간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농·축·수산물 및 공공서비스 가격의 하락으로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근원인플레이션율은 0%대 중반으로,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1%대 후반으로 낮아졌다.

한은은 "국내경제는 미·중 무역분쟁 지속과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로 7월 성장 전망경로를 하회할 것"이라며 "물가도 7월 경로를 하회해 당분간 0% 내외로 등락하다가 내년 후 1%대를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주요 가격변수가 국제금융시장 움직임에 영향을 받으며 상당폭 등락한 가운데 장기시장금리와 주가는 상승했다. 코스피는 2000포인트대를 유지했고, 원·달러 환율은 15일 기준 1185원으로 하락했다.

한은은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며 "완만한 국내경제 성장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이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므로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