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사태, 조국펀드 권력형비리,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사모펀드 시장 불신 고조, 해외부동산펀드 허점투성이사모시장 7년 새 277% 증가, 드러난 부실 빙산의 일각
  • ▲ 2012년 1월~2019년 9월 기준. ⓒ김광수경제연구소
    ▲ 2012년 1월~2019년 9월 기준. ⓒ김광수경제연구소

    몇 개월 새 사모펀드 시장의 파열음이 상당하다. 국내 증시의 장기침체와 저금리 기조 고착화로 해외투자와 사모펀드가 급증한 상황에서 거의 전액에 가까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S‧DLF)의 손실과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연기, 조국 일가의 사모펀드관련 권력형 비리까지 겹치면서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경제전문가들은 사모펀드의 투자유형과 규모를 고려할 때 해외투자에 집중하는 사모펀드 부실, 공모투자에서 권력형비리와 관련된 주가조작, 미공개정보이용 등의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높다고 경고했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펀드와 투자일임을 합한 계약금액은 2012년 초 540조원에서 올해 9월 말 1117조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펀드의 순자산총액과 투자일임의 평가액도 같은 기간 562조원에서 1194조원으로 2배 이상 뛰었다. 비중은 펀드가 57%고 투자일임이 43% 가량이다.

    펀드와 투자일임의 자산운용 유형별 투자분포를 보면, 채권투자가 전체의 43% 가량을 차지해 가장 많았고, 주식투자는 전체의 16%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단기금융상품 투자가 9%, 부동산투자가 8%, 특별자산 8%, 파생상품 5% 순이다.

    특히 2016년부터 해외투자가 가파르게 늘었는데 국내투자 비중은 2016년 초 90%가량에서 올 9월 말 78%로 감소한 반면 해외투자는 같은 기간 10%에서 22%로 늘었다.

    유형별 해외투자를 보면 채권과 부동산, 특별자산, 재간접 투자가 급증했다. 특별자산은 증권, 부동산 이외의 자산투자로 항공기나 선박, 기계, SOC, 자원 투자 등을 뜻한다. 특히 부동산 투자는 사모펀드 투자가 주도하고 있다.

    펀드와 투자일임의 각 유형별 투자규모를 보면 주식투자는 2018년 초 코스피지수가 2600p 가량에서 최근 2000p선까지 떨어져 순자산총액과 평가액이 220조원에서 190조원으로 30조원 가량의 손실이 났다.

    김광수경제연구소의 김광수 소장은 “주가가 추가로 하락할 경우 손실 확대로 펀드 환매사태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내다봤다.

    환매 연기-중단 사유는 위와 다르지만 국내 사모펀드 업계 1위인 라임자산운용은 투자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해 지난 14일 환매 중단을 선언했다. 사모펀드 운용실패와 시장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있다. 게다가 라임자산운용 경영진의 배임-횡령 혐의 문제까지 불거져 금융업계 전반에 금융대란이 올 것이라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또 국내외 투자 규모를 보면 국내투자는 2012년 508조원에서 올해 9월 말 930조원으로 증가세가 둔화했다. 반면 해외투자는 2012년 57조원에서 올 9월 말 264조원으로 4배 이상 급증세를 보였다.

    특히 2016년부터 사모투자가 공모투자를 역전해 갈수록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공모투자는 2015년부터 220조원 전후에서 정체를 지속중인데 주로 단기금융상품과 주식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사모투자는 2012년 초 103조원에서 올 9월말 388조원으로 급증세다.

    김광수 소장은 “가파르게 증가한 사모펀드는 주로 해외투자에 집중하고 있고, 해외채권과 부동산, 특별자산, 파생상품에 집중되고 있다”며 “이런 추이를 감안할 때 해외투자에 집중하는 사모펀드는 부동산과 특별자산, 파생상품 등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얼마전 KB증권이 판매한 해외부동산 사모펀드가 현지 투자자의 대출 약정 위반으로 긴급자금 회수에 돌입했다. 이 사업은 호주 현지 운용사인 LBA캐피탈이 주도했는데 LBA캐피탈에 KB증권이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대출하는 구조다. 그러나 LBA캐피탈은 이 사업 관련 라이선스조차 없었고, 투자 요건은 물론 투자 과정에서 허점이 무더기로 드러났다. 결국 투자금 일부를 회수하지 못해 해당 펀드 투자자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해외부동산 펀드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제대로 된 실사가 이뤄지지 않은채 국내 투자자를 모으면서 부작용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KB증권 사례는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며 “부동산 자산 회수가 최소 5년이 걸리기 때문에 아직 잡음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호주 부동산 부실 투자 사례를 고려하면 해외 부동산 투자가 허점투성이 라는 것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공모투자의 부작용 우려도 나온다.

    김 소장은 “향후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높은 공모투자는 ‘조국펀드’ 사태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권력형 비리와 관련된 주가조작과 투자자에게 정보의 불완전공개, 실적조작 등을 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21일 검찰은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사모펀드 관련 위반 혐의 등을 이유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사모펀드 투자와 관련해 업무상 횡령, 자본시장법 위반(허위신고, 미공개 정보이용),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정 교수는 증권사 직원을 동원해 자택과 동양대 연구실 PC의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교체한 것과 관련해선 증거위조 교사, 증거은닉 교사 혐의를 받는다.

    정 교수는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해 조 전 장관 5촌 조카 주범 조범동(구속)씨가 실소유주로 지목된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의 주식을 차명으로 보유하고,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코스닥 상장사에 우회적으로 투자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