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에 ‘한국시리즈’ 진출한 키움 히어로즈 효과 톡톡대형사 ‘출혈마케팅’ 속 브로커리지 M/S 30% 넘겨
  • ▲ 이현 키움증권 사장. ⓒ 연합뉴스
    ▲ 이현 키움증권 사장. ⓒ 연합뉴스
    키움증권이 야심차게 준비해 왔던 인터넷은행 도전을 결국 접었다. 반면 증권업계 최초의 ‘프로야구 마케팅’은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지난 3월 키움증권이 프로야구팀 ‘히어로즈’와 공식 스폰서십을 맺을 때만 해도 업계에서는 인터넷은행 진출을 위한 ‘초석’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그러나 키움 히어로즈가 예상 밖의 선전을 하면서 일반 대중들에게 생소했던 증권업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효과까지 거뒀다는 평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이 공식 스폰서로 있는 프로야구팀 ‘키움 히어로즈’는 현재 한국시리즈에 진출, 우승을 노리고 있다.

    히어로즈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것은 지난 2014년 이후 5년만이다. 

    키움증권은 올초 히어로즈와 스폰서십 계약을 맺고 오는 2023년까지 5년간 메인 스폰서 자격을 취득했다. 스폰서십 금액은 500억원으로 연 100억원인 셈이다. 

    통상 증권사들의 스포츠 마케팅은 골프와 같이 중장년층 자산가들의 관심이 높은 종목으로 한정돼 왔다. 그러나 젊은 투자자, 사회 초년생 등 보다 넓은 고객층으로의 확대에 대한 니즈가 늘어나면서 야구 등 대중적인 종목으로 대상이 변했다.

    업계에서는 키움증권의 프로야구 메인 스폰서십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이 많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개인투자자 시장점유율이 압도적인 키움증권으로서 현명한 판단이었다고 본다”며 “아마 연 100억원의 투자 가치 이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키움증권은 아직 공식적으로 프로야구 스폰서십에 따른 효과를 집계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 지난 3분기 증시 하락과 대형증권사들의 공격적 출혈 마케팅에도 불구, 키움증권의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은 30%대를 무난히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임직원들이 직접 구장을 찾아 응원하는 등 마케팅을 다양하게 펼치고 있다”며 “회사 내부적으로도 야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정도로 긍정적인 반응”이라고 전했다.

    키움증권과 히어로즈 간 신기한 우연도 몇 가지 실제 키움증권의 공식 HTS‧MTS 명칭은 ‘영웅문’인데, 야구팀의 명칭도 ‘히어로즈(영웅)’인 만큼 재미있는 우연이 겹쳤다는 것이다. 또 키움증권의 사내 야구팀 명칭 또한 ‘히어로즈’다. 

    온‧오프라인으로 다양하게 펼친 회사 차원의 마케팅도 효과를 높이기에 한 몫 했다. 

    구장에서 직접 진행하는 마케팅도 키움증권 내부 인력이 주도할 정도로 회사 차원의 지원이 뜨거웠다.

    키움히어로즈 홈구장에서는 정기적으로 ‘키움데이’ 이벤트를 열고 추첨을 통해 굿즈를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했으며, 온라인에서는 공식 유튜브 등을 구독하면 키움히어로즈 홈경기 관람권을 증정하기도 했다.

    키움증권 비대면 계좌를 가입하거나 특정 금융상품을 가입 시 야구관람권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한 바 있다.

    키움증권의 모기업인 다우키움그룹의 김익래 회장도 야구에 대한 애정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종종 홈구장을 찾아 경기를 직접 관람하고 응원하며 힘을 보태기도 했다.

    ‘우승’이 목전에 있는 현재도 키움증권의 마케팅은 지속되고 있다. 회사는 키움히어로즈 우승을 조건으로, 오는 30일까지 일정 금액 이상 거래한 고객에게 ‘황금 야구공’을 증정하고 고객 대상으로 야구모자를 선물한다는 공약을 내걸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