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 경기 악화·각종 국내 규제 강화맘스터치 케이엘앤파트너스에 매각커피빈·공차코리아도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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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랜차이즈업계가 새 판짜기에 돌입했다. 외식업 경기 악화는 물론 각종 국내 규제 등이 영향을 미치면서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햄버거·치킨 전문점 맘스터치를 운영하는 해마로푸드서비스는 대주주인 정현식 회장이 보유 지분 5637만여주를 사모펀드 케이엘앤파트너스에 1973억원에 매각한다. 정 회장은 약 62%의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매각 후에는 약 5%의 지분만 보유하게 된다. 매각 금액은 약 1973억원이다.

    정 회장은 2004년 해마로푸드서비스를 창업했다. 해마로푸드서비스가 운영하는 맘스터치는 현재 가맹점 1226개를 돌파하며 국내 대표 버거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베트남·대만·미국 등 해외 사업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정 회장은 보유 지분을 직간접적으로 보유하게 되며 회장직은 그대로 유지한다. 그는 "지금까지의 성공을 넘어 앞으로 맘스터치가 글로벌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과감한 변화와 혁신이 필요했다"며 "기업을 자식에게 대물림하기보다 글로벌한 역량과 능력 있는 전문경영인을 통해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 해마로푸드서비스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매각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공차코리아는 대주주인 유니슨캐피탈이 미국계 사모펀드 운용사인 TA어소시에이츠에 지분 100%를 매각하는 주식매매 계약(SPA)을 체결했다. 매각 대상은 유니슨캐피탈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76.9%와 김여진 전 공차코리아 대표 등이 갖고 있는 23.1%를 합친 지분이다. 매각 금액은 약 350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커피빈도 지난 7월 필리핀 최대 외식업체인 졸리비에 인수됐다. 미래에셋PE 컨소시엄이 75%, 기존 주주가 25%를 보유한 커피빈의 지분을 필리핀 최대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업체인 졸리비 푸즈와 베트남 1위 프랜차이즈 업체인 비엣타이에 각각 80%, 20%를 매각했다. 매각 금액은 3억5000만달러(4100억원) 규모다.

    CJ푸드빌은 지난 4월 자회사인 투썸플레이스의 보유 지분 45%를 2025억원에 앵커에퀴티파트너스(앵커파트너스)에 매각했다. 앵커파트너스는 현재 투썸플레이스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는 2대 주주로 홍콩에 본사를 두고 있는 범아시아 투자회사다. 앵커파트너스는 투썸플레이스 지분 85%를 보유하게 됐다. 투썸플레이스는 CJ푸드빌 매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메인 브랜드로 자리매감했다. 

    매각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할리스에프앤도 국내외 사모펀드(PEF)에 인수 의사를 타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매각 주간사를 선정한 뒤 잠재 원매자들을 대상으로 사전 마케팅을 펼치는 중이다. 예상 매각가격은 2000억원대 중반 수준으로 거론된다.

    앞서 할리스에프앤비는 지난 2016년 주간사로 선정한 뒤 국내외 투자자와 논의했지만 적정가격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면서 협상은 결렬된 바 있다.

    프랜차이즈업계가 외식업 경기 악화는 물론 각종 규제로 이 같은 현상은 예견됐다. 외식산업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최저임금 인상과 원재료비 상승, 외식 감소 등 삼중고에 내몰리고 있다.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가맹본사 역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선택과 집중 전략의 일환으로 매장 철수가 이어지고 있다.

    외식산업의 불황은 정부가 측정한 지표에서도 드러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식품산업통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외식산업경기지수는 66.01로 집계됐다. 최근 5년 이래 최저치다. 여기에다 프랜차이즈 규제 개정안만 62개 20대 국회에서 계류 중인 가맹사업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만 60여 개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회복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얼어붙은 외식산업 경기도 당장은 풀리기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이런 가운데도 사모펀드들이 인수에 나서는 배경에는 꾸준하게 현금 창출이 가능하고 기업가치를 높여 되팔기 쉬워 매력적이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회사 입장에서도 주인이 바뀌면서 많은 투자와 경쟁력 강화가 이어져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