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인수 3년차 '하만' 자회사 정리시너지 창출, 효율성 높이기 총력LG전자, 2년차 'ZKW' 한국 전진기지 구축2020년 360조 규모 성장 전망 전장부품시장 공략 가속
  • ▲ 삼성전자가 CES 2019에서 선보인 '디지털 콕핏 2019' 모습 ⓒ뉴데일리DB
    ▲ 삼성전자가 CES 2019에서 선보인 '디지털 콕핏 2019' 모습 ⓒ뉴데일리DB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자동차용 전장 부품 시장에 본격 대응하기 위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은 3년 전 '하만(Harman)'을, LG는 지난해 'ZKW'를 인수하기 위해 역대급 자금을 투입했고 내부적으로 전열을 가다듬어 시너지를 창출하는데 역량을 모으고 있다. 내년 360조 원 규모로 커지는 글로벌 전장부품 시장에서 삼성과 LG이 어떤 성과를 낼 지도 관심사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자동차 전장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대규모 인수·합병(M&A)을 한 기업과의 시너지 창출 작업에 한창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하만을 9조 3000억 원에, LG전자는 지난해 ZKW를 1조 4000억 원대에 인수했다.

    LG보다 1년 앞서 하만을 인수한 삼성전자는 인수한 이듬해부터 내부 정열에 들어갔다. 하만이 음향기기와 자동차 부품 분야에서 전세계적으로 다수의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었던 만큼 정리 작업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삼성 또한 글로벌 곳곳에 생산과 판매망을 다수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일부 중복되는 역할의 자회사를 합치거나 철수하는 일이 우선적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하만의 수십개 자회사를 통합하고 철수하는 과정을 거쳐 올해는 5곳 가량의 나머지 자회사를 정리했다. 2년 여에 걸친 자회사 정리 작업으로 사실상 하만이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기반을 대부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은 하만과의 첫 합작품인 '디지털 콕핏'을 선보이며 기술적 시너지에도 시동을 걸었다. 자동차 운전대와 버튼에 터치패널을 적용했고 첨단 운전자보조시스템(ADAS)과 카메라, 5G 이동통신 등이 담긴 차세대 운전 시스템의 첫 모델이 바로 디지털 콕핏이다. 이 시스템은 중국과 유럽 완성차 업체에 공급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삼성에서 하만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인수 이듬해인 2017년 하만의 매출규모는 전체 삼성전자의 1.6%만 차지하는 수준이었지만 점차 비중을 늘려 올 3분기 말 기준으로는 2.2%를 기록했다.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올해 간신히 1%대에 올라선 수준이다. 이제까지는 실적보다 하만의 인수 후 통합(PMI) 과정에 공을 들였기 때문에 본격적인 시너지 작업이 내년부터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1년 늦게지만 전장사업의 성장성을 높이 평가해 좀처럼 M&A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LG전자도 오스트리아의 자동차 헤드램프 전문 기업 'ZKW'를 인수해 올해 삼성과 마찬가지로 PMI 작업에 주력했다. 특히 올해 3분기에는 ZKW 자회사들 중 회사 명칭이 다른 곳들을 모두 'ZKW'가 포함된 이름으로 바꿔 통일성을 갖췄고 이에 앞서서는 시장에 따라 중복되는 역할의 법인을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내년부터는 LG전자도 ZKW 인수 효과를 본격화하기 위해 한국에 ZKW 연구소를 설립했다. 지난 7월 인천 송도에 첫 ZKW 한국법인 역할을 맡을 'ZKW라이팅시스템즈코리아'를 설립해 유럽 본사와 한국 LG와의 소통과 기술 협력을 한층 강화하고 나섰다. 올해 법인 설립과 조직 세팅 등의 과정을 거쳐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LG와 ZKW의 공동 연구를 통한 합작품이나 합작기술이 탄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진 LG전자에서 전장사업을 맡고 있는 VS(Vehicle component Solutions)사업부문이 흑자전환을 하지 못했다. ZKW 인수 덕분에 VS사업부문의 분기 매출은 1조 원을 넘겼지만 흑자전환까지는 최소 1년 여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인수 후 구조조정 작업으로 ZKW와의 시너지가 본격화되지 않은 결과이다 보니 내년 본격적인 시너지 추진 이후 성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올해까지가 자동차용 전장부품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터를 닦는 시간이었다면 내년부터는 보다 본격화되는 글로벌 전장시장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사업에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레티지 애널리틱스(SA)의 조사에 따르면 2015년 2390억 달러(약 283조 원) 규모였던 세계 자동차 전장부품 시장은 2020년 3033억 달러(약 360조 원)로 급성장하며 완성차업계 뿐만 아니라 삼성, LG와 같은 IT기업에도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