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동남아 비즈니스석 탑승률 80% 이상 실리콘밸리 미국~한국~동남아 환승객 증가 한진칼 지분 10% 매입, 백기사 역할
  • ▲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한진그룹
    ▲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한진그룹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이 생전에 추진했던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의 조인트벤처(JV)가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수익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조 전 회장은 델타항공과 함께 대한항공을 포함한 에어프랑스, 아에로멕시코 4개 항공사가 참가한 항공동맹체 스카이팀을 출범시켰다. 델타항공과의 우호 협력을 기반으로 지난 2018년 5월 태평양노선 조인트벤처를 통한 양 항공사의 동반 성장 기틀을 마련했다. 

    양사의 조인트벤처가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파급효과가 커지며 향후에도 대한항공은 안정적 수익확보가 가능해졌다.

    26일 항공업계와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를 통해 북미와 동남아 노선의 비즈니스석 탑승률이 80% 이상을 기록했다. 특히 미국내 노선의 경우 대한항공 항공기가 뜰 수 없으나 조인트벤처를 통해 델타항공기로 주요 대기업 임직원의 상용수요를 확보하게 됐다. 

    또한 실리콘밸리에서 근무하는 동남아 근로자들의 미국~한국~동남아 환승객 수요를 유치해 수익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들의 여행수요는 대부분 비즈니스석 이상으로 저비용항공사(LCC)와도 겹치지 않아 안정적인 수익 확보가 가능하다. 환승객 비중은 약 20~25%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를 통해 북미지역 노선에서 매출을 극대화했으며 그 결과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3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3분기 대한항공은 117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3분기 항공사들이 적자를 기록한 데는 일본 여행객 감소 영향이 컸다. 

    일본 수출 규제가 시작된 이후 8월 일본 여행객은 전년대비 22% 줄었으며, 9월에는 30.4% 감소했다. 10월에는 전년대비 43.3% 줄어들며 피해가 커지고 있다. 국내 LCC의 일본노선 매출 비중이 50%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일본 여행객 감소로 인한 타격이 상당했다.

    반면 대한항공은 전체 여객 산업 매출 중 북미지역이 30%를 차지한다. 북미와 유럽 노선을 합치면 전체 매출의 51%이다. 일본 노선 매출 비중은 8%에 불과하다

    특히 올해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를 통해 취항한 보스턴 노선의 경우 탑승률이 높아 수익개선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역시 보스턴 노선에 대해 "올해 보스턴 취항이 성공을 거둬 새로운 노선을 계속 개발할 계획이다. 보스턴 노선은 현재 자리가 없어 난리다"고 밝힌 바 있다.

    대한항공은 조인트벤처 시행 이후 미주 내 190여개 도시, 370여개 노선으로 확대해 북미 내 모든 주요 도시에 공동운항 편을 제공하게 됐다. 또한 델타항공이 운항 중인 나리타~애틀란타, 시애틀, 디트로이트, 포틀랜드 및 나고야~디트로이트 노선에 공동운항을 시작, 대한항공의 부산~나리타 및 나고야 노선과 연계한다.

    회사 관계자는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 효과가 기대 이상이다"라며 "조인트벤처를 통해 미국을 여행할 때 연결편의 예약·발권이 편리해 환승 수요가 늘어나면서 수익개선으로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한편 델타항공은 한진칼 지분을 10% 매입하며 한진그룹의 백기사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올해 6월 델타항공은 한진칼 지분 4.3%를 매입한 후 8월과 9월에 지분을 추가 매입해 591만7047주(지분율 10%)를 보유하게 됐다.

  • ▲ ⓒ대한항공
    ▲ ⓒ대한항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