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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덴셜생명 매각설로 내부 직원 및 라이프플래너(설계사)들의 동요가 커지고 있다. 푸르덴셜생명은 영업 현장 혼선을 막기 위해 사태 진화에 나섰지만, 내부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전날 푸르덴셜생명 매각설이 불거지면서 영업 현장이 술렁이고 있다.
푸르덴셜생명 본사 커뮤니케이션팀은 매각설에 대해 ‘정해진 바 없다’는 공지글을 띄웠지만, 영업현장에서는 지분매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등 동요되는 분위기가 적지 않다.
전날 푸르덴셜생명이 매각 주관사로 골드만삭스를 선정했다는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본사는 사내 게시판을 통해 글을 남겼다.
푸르덴셜 파이낸셜은 그룹 전략 안에서 글로벌 비즈니스에 대해 다양한 옵션을 검토해오고 있으며, 지분 매각 등에 관해서는 현재 아무것도 정해진 내용이 없다는 내용이었다. 아울러 매각 관련해 언론사와 외부로부터 문의를 받는 경우 커뮤니케이션팀에 즉시 전달해달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푸르덴셜생명 영업현장에서 근무하는 A씨는 “회사에서는 정해진 내용이 없다고만 발표한 상태여서 술렁이고 있다”며 “여러 지표가 좋은 상태라 지금이 가장 비싸게 팔 수 있는 기회로 보고 매각을 추진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돌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계인 푸르덴셜생명은 순혈주의식 영업망인 라이프플래너(LP)를 중심으로 영업조직이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곳이다.
푸르덴셜생명은 1989년 푸르덴셜 파이낸셜의 100% 출자로 한국 법인을 설립, 설계사 조직을 기반으로 종신보험을 판매해온 생보사다. 9월 말 현재 68개의 영업소와 54개의 대리점을 보유 중이다. 푸르덴셜생명은 1982명의 전속 설계사를 기반으로 판매에 나서고 있어 영업 조직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2017년에는 영업 지점장 자살 사태로 영업조직이 들썩이자 커티스 장 대표가 지점장들을 직접 만나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하기도 했다.
영업 현장에서는 ING그룹(네덜란드)이 오렌지라이프의 전신 ING생명을 매각하고, 알리안츠그룹(독일)이 ABL생명의 전신 알리안츠생명을 매각하는 등 외국계 보험사들이 한국 시장을 떠난 만큼 푸르덴셜그룹도 한국 시장 철수에 나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영국계 PCA생명도 2017년 미래에셋그룹에 팔렸으며 지난해 미래에셋생명에 흡수 합병됐다.
외국계 보험사들은 종신, 변액 상품과 남성 전문 설계사 중심으로 가파른 외형 성장을 구축해 2007년 점유율 20%를 돌파했지만 2008년 이후 변액보험 인기가 시들해지고 외형 경쟁에서 밀리면서 약화된 모양새다.
여기에 오는 2022년 새 회계기준 적용과 저금리 저성장 장기화 여파가 예상되면서 한국 시장 철수설에 설득력이 더해지고 있다.
올해 9월 기준 푸르덴셜생명의 매출(수입보험료) 시장점유율은 2.3% 수준이다. 한편 푸르덴셜생명 올해 6월 말 기준 자산총액은 20조1900억원으로 생명보험업계 11위, 지급여력비율은 505.13%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