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 1.9%로 전년比 0.9%p 둔화 전망2013년 민간소비 증가율 1.7% 이후 최저치…경제성장률 둔화폭보다 커내년 민간소비 회복 전망 의견 엇갈려
  • ▲ ⓒ한국은행
    ▲ ⓒ한국은행
    민간소비가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며 수출, 투자 감소와 함께 올해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이번 하반기가 상반기보다 낮은 수준의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1일 한국은행 수정 전망에 따르면 올해 민간소비는 전년 대비 1.9%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6년 전인 지난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의 성장세를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2013년 민간소비 증가율은 1.7%였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 예상 둔화폭은 0.9%포인트로 나타냈다. 지난해에는 민간소비 성장률이 2.8% 증가해 거의 1%포인트 가까이 차이를 낼 것이란 전망이다.

    이는 올해 전체 경제성장률 예상 둔화폭보다도 큰 수준이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2.0%로 지난해보다 0.7%포인트 낮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민간소비 증가율 둔화폭은 이보다도 0.2%포인트 낮은 셈이다.

    결국 민간소비 부진이 올해 전체 경제성장세가 둔화된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가장 큰 성장률 둔화 요인은 수출과 설비투자가 감소한 탓이지만 민간소비가 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도 한 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처럼 민간소비가 둔화된 데는 소득 증가세가 둔화되고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변수로 소비심리가 악화되는 등의 영향이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 가계동향에 따르면 올 3분기 전체 가구의 실질 가처분소득도 5년 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4년 3분기 전체 가구의 실질 가처분소득은 356만5000원이었는데 올해 3분기도 이와 같은 수치를 보여줬다.

    그나마 하반기 들어 소비자심리지수가 반등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 위안이다. 올 상반기엔 미·중 무역갈등이 격화되며 경제 불확실성이 커져 소비자심리지수도 더 악화되는 양상이었지만 9월 이후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다만 민간소비가 살아나는 연말이 있는 4분기 들어서도 실물지표 기준으로 아직까진 뚜렷한 수치상 변화는 없는 상황이다. 통계청이 매달 집계하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지난달에도 전월 대비 0.5% 떨어져 마이너스(-) 2.3%를 기록한 9월에 이어 하락세를 이었다.

    한은은 지난달 29일 내놓은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지난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상반기보다 낮은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그러면서도 소비심리가 개선되면서 내년 하반기 이후에는 점차 민간소비가 점차 회복될 것이라는 긍정적 시그널도 전했다. 정부의 사회안전망 강화대책이 저소득층 소비 여력을 확대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한은의 전망과는 달리 내년 민간소비가 쉽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LG경제연구원의 경우 내년 민간소비 증가율이 1.6%로 2.0%였던 올해보다 더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던 지난 2009년 0.2%의 민간소비 증가율을 나타낸 이후 최저치가 되는 셈이다.

    LG경제연구원은 수출둔화로 수익성이 낮아진 기업들이 투자와 고용을 줄인 영향이 내수 경기로 이어질 것으로 봤다. 수출이 지금보다 더 부진해지지 않더라도 민간 소비가 쉽게 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한은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대내외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하지 않는 한 소비심리가 회복할 수 있다"고 하면서도 "올해 제조업을 중심으로 나타난 기업실적 부진은 향후 임금 상승세 둔화를 통해 소비 증가세를 소폭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