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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9일 예정된 금융노조 위원장 선거가 2파전으로 치러지는 가운데 후보별 차별화된 정책공약을 내세우면서 선거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이번 선거는 ‘여야’ 대결이자 ‘세대’ 대결 양상을 보이는데, 정책공약 화두로 근무시간 축소와 과당경쟁 방지 등이 떠올랐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 임원선거 후보는 유주선 금융노조 사무총장과 박홍배 현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으로, 선거유세가 한창이다.
기호 1번 유주선 위원장 후보는 ‘전쟁터를 삶터로 경쟁 대신 공생을, 함께살자! 금융노동자’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한창규 전 기술보증기금 위원장, 김연미 기업은행 전 노조 부위원장과 함께 출사표를 던졌다.
핵심 공약으로 ▲노동조건 개선과 워라벨(일과 삶의 균형) 확립 ▲금융 공공성 강화와 관치금융 철폐 ▲직장 내 차별철폐와 양성평등 실현 ▲강력한 산별노조 건설을 통한 노동존중 사회실현을 제시했다.
금융노동자들의 과당경쟁을 막고 지부들의 통합과 연대로 금융산업 정책을 바로잡아 금융노동자들의 권리를 바로세우겠다는 취지다.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대책으로는 KPI(핵심성과지표) 폐지를 비롯해 직무급제‧성과급제 확대 저지, 장기 미승진 직원 명예 승진제도 도입, 은행 영업시간단축(10시~15시), 주 4일 근무제 도입을 제시했다.
금융공공성 강화 측면에서는 노동이사제 도입 의무화와 지방은행 발전 대책 마련, 1인 1당적 갖기 등 정치세력화 활동 강화를 꼽았다.
차별을 철폐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한 공약도 눈에 띈다. IMF 이후 금융권 문제로 지적돼온 별도직군과 무기계약직 등 2차 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여성승진 할당제 도입, 육아휴직 기간 확대, 남직원 육아휴직 사용의무화 등이다.
유 후보자는 신한은행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지난 10년간 금융노조에서 정책부위원장, 금융경제연구소장, 사무총장등을 역임하며 농협의 신경분리(신용‧경제사업), 메가뱅크 저지 등 굵직한 투쟁의 현장에서 발로 뛰어온 베테랑이다.
은행권 과당경쟁 방지를 위한 합의를 주도했고, 노동조건감찰단장을 맡아 금융노사 산별협약의 이행상황을 감찰했다.
유 후보는 “금융노조위원장 자리는 경험과 연륜을 갖춰야 한다”며 “그동안 경험을 바탕으로 37개 지부들의 문제를 풀어내고 조직을 통합과 단결로 이끌겠다”고 출마 의지를 밝혔다.
기호 2번 박홍배 위원장 후보는 금융노조의 민주적이지 못한 운영방식과 정체를 지적하며 ‘내 삶을 바꾸는 힘! 젊은 도전, 강한 금노!’로 슬로건을 잡았다. 박 후보는 김동수 SC제일은행 노조위원장과 박한진 현 기업은행 노조부위원장을 러닝메이트로 영입했다. 그는 올해 초 국민은행 노조의 대대적인 파업을 이끌며 인지도를 높였다.
핵심공약으로는 ▲직무성과급제 도입 저지 ▲KPI제도 개선을 통한 과당경쟁 중단 ▲여성-저임금 직군 임금차별해소와 처우개선 ▲남성 육아휴직 1년 의무화 ▲정부-여당-금노 정책협의회를 통한 국책금융기관 경영자율성 확보 ▲노사정협의체 신설을 통한 지역은행 발전방안 마련을 강조했다.
고용안정과 차별철폐를 위해 만65세 정년연장과 임금피크제도 폐지, 직무성과급제 도입저지, 후선역제도 폐지, 남성육아휴직 1년 의무화 도입, 저임금직군 처우개선, 비정규직 정규직화, 낙하산 인사 저지, 고위험상품 판매 부작용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산별노조 강화를 위해서는 노동자 정치세력화와 ‘정부, 여당, 금융노조’ 3자 정책협의회 정례화, 각 지부별 현안문제 해결을 위해 힘을 실어주겠다는 계획이다.
지역은행 생존권을 위한 공약도 눈에 띈다. 지자체금고 유치 과당경쟁 중단을 위해 금고 선정시 지역주민 이용편의성과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 실적 배점을 강화하고 지역은행 중소기업 대출비율을 60%→45%로 인하, 지역은행 대손충당금 적립비율과 충당적립률을 시중은행과 동일한 수준으로 바꿀 것을 제시했다.
금융산업지배구조를 개선책으로는 금융노조 산하에 금융산업공동 퇴직연금의결권위원회를 설립해 지부조합원이 가입한 퇴직연금 의결권 행사시 위원회 권고에 따라 결정하도록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노동조합의 우리사주조합 운영권 확보도 내걸었다.
박 후보는 “세대교체를 통해 금융노조의 운영방식을 민주적으로 바꿀 것”이라며 “과감한 젊은 도전을 통해 워라벨 업그레이드의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