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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은 내년에도 혁신기업의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4일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동걸 회장은 “처음 취임할 때 구조조정, 혁신성장, 산은의 변화와 혁신 등 3가지 목표를 얘기했는데 목표대로 진행해 왔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는 혁신기업을 발굴하고 자금을 공급하는 역할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동걸 회장이 혁신기업 지원을 강조한 이유는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 차세대 리더가 부족한 데 따른 것이다.
이미 미국은 아마존, 구글, 넷플릭스 등 창립한 지 15년 정도된 기업이 미국을 이끌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50년 이상 된 기업이 성장을 이끌면서 체력적인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느낀 것이다.
이동걸 회장은 “우리나라도 기업의 세대교체가 이뤄져야 한다. 지난 2년 동안 200여개 기업을 발굴하고 1조2000억원의 투자를 성사시켰지만 앞으론 이들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후속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수익기반도 다질 계획이다. 그동안 구조조정에 집중한 탓에 수익기반을 넓힐 여유가 없었다.
이 회장은 “산은은 정부 돈만 받아 정책한다고 생각하는데, 기본적으로 이익을 낸 자금을 가지고 정책자금을 지원한다. 내년에는 혁신기업의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서도 수익 기반을 다지는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청사진을 내놨지만 모든 고민이 해결된 것은 아니다. 특히 이동걸 회장은 외부인재 영입이 어렵다는 점에서 큰 아쉬움을 나타났다.
이동걸 회장은 “사실 국책은행은 정부 예산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외부에서 훌륭한 인재를 모셔오기 힘들다. 급여를 맞춰줄 수 없기 때문인데 이 부분에선 자율성이 부족한 것 같다. 한 손 묶고 경쟁하는 구조”라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새로운 산업 키우려면 내부 인력 외에도 외부 인력을 데려와야 한다”라며 “JP모건의 경우 1년에 1조원을 투자한다. 회사 내 IT 관련 인력이 5만명, 전체 인력의 1/3에 해당하는 규모로 국책은행 뿐만 아니라 시중은행도 변화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산업은행이 겪고 있는 각종 의혹에 대해선 본심을 드러냈다. 특히 우리들병원과 관련된 대출에 대해선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동걸 회장은 “우리들병원이 정치적으로 문제 삼을 사안인지 모르겠다. 개인을 보고 대출이 나간 것이 아니라 총 6개인 우리들병원의 건물을 모아서 담보를 제공해 나간 대출”이라며 “개인회생은 쟁점이 될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2017년 추가 대출이 집행된 이유에 대해서도 “2017년까지 원리금 상환이 잘됐기 때문에 상환하고 남은 대출을 차환해준 것”이라며 “이게 쟁점화될 소지가 있다면 강만수 전 회장에게 물어봐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KDB생명 매각에 대해선 “시장이 가격을 맞추면 따라갈 생각”이라고 답했다.
현재 산업은행은 KDB생명 매각만 4번째 진행 중이다. 그동안 높은 가격으로 인해 시장에서 인수자가 선뜻 나서지 못했다. 산업은행은 그동안 약 1조원의 자금을 투입, 희망가격은 약 8000억원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동걸 회장은 “일단 KDB생명은 지난 2년 동안 뼈를 깎는 노력을 진행해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다”며 “누가 인수해도 문제가 없을거라 생각하고 시장에 내놓은 것으로 1차 목표는 달성했다. 높은 가격에 팔리면 좋겠지만 매각은 혼자하는 게 아닌만큼 조금 더 기다려 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관련해선 연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했다.
우선협상대상자인 HDC현대산업개발과 매각주체인 금호산업이 구주 가격을 두고 갈등을 겪고 있지만 합리적인 결과나 나올 것으로 이동걸 회장은 전망한 것이다.
이 회장은 “산은은 매각 과정이 공정하고 투명한지 관리만 하고 있어서 특별히 보고를 받고 있지 않다”면서도 “예정대로 매각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