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 재건축조합, 일반분양가 3.3㎡당 3550만원 확정HUG, 고분양가 심사기준 따라 3.3㎡당 2600만원 수준1조원 이상 수익 감소해 후분양 검토할 수도
  • ▲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 입구에 '분양가상한제'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연합뉴스
    ▲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 입구에 '분양가상한제'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연합뉴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사업으로 불리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조합이 일반분양가를 3.3㎡당 3550만원으로 책정하면서 분양보증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지난 6월 발표한 '고분양가 사업장 심사기준 개선안'에 따른 적정 분양가와의 격차가 커 심의 통과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재건축조합은 지난 7일 총회를 열고 일반분양가와 조합원 분양가를 책정하는 내용의 '관리처분계획 변경인가 안'을 의결했다. 일반분양가는 3.3㎡당 3550만원, 조합원분양가는 3.3㎡당 2725만원으로 책정했다.

    조합은 이날 결정한 일반분양가를 바탕으로 빠르면 이번주부터 HUG와 분양가 협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유예기간이 끝나는 내년 4월 이전 일반분양에 나서야 하기 때문에 서두르는 모습이다.

    하지만 둔촌주공이 들어서는 서울 강동구는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선정된 곳이다. 앞서 HUG는 지난 6월 '고분양가 사업장 심사기준'을 변경하면서 고분양가 규제를 강화했다.

    종전에는 아파트 단지의 고분양가 여부를 '인근 지역 아파트 분양가'와 비교해 판단했지만 개선안에는 인근 아파트의 기준을 '분양된 지 1년 이내', '분양된 지 1년 초과', '분양된지 10년 초과' 등 세 가지로 나눠 규제를 세분화했다.

    비교사업장을 1년 이내 분양한 아파트로 삼는 경우엔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가 비교사업장의 최고 분양가를 넘으면 안된다. 분양일로부터 1년을 초과하는 아파트를 비교사업장으로 삼는 경우 '평균 분양가의 105% 이내' 또는 '평균 분양가에 주택가격변동률을 적용한 금액(변동률이 마이너스이면 평균 분양가의 100% 이내)'중 낮은 금액을 넘을 수 없다. 주변에 분양된지 10년이 넘는 아파트만 있을땐 평균 매매가의 100%를 넘지 못하도록 했다.

    이를 토대로 둔촌주공의 분양가를 책정하면 3.3㎡당 3000만원이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강동구 성내동에 분양한 '힐데스하임 올림픽파크'의 경우 3.3㎡당 2896만원 분양가를 책정해 분양보증을 받았다.

    이 아파트는 100가구 미만의 소규모 재건축 단지로 조합 측은 이보다는 높아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HUG의 심사기준에 따르면 1년 이내 분양한 아파트여서 평균 분양가인 2896만원이 둔촌주공 최고 분양가를 넘으면 안된다. 

    지난해 6월 강동구 상일동에 분양한 '고덕자이(고덕주공6단지 재건축)' 단지를 비교군으로 삼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고덕자이의 일반분양가는 3.3㎡당 2445만원으로, 분양 시기가 1년 이상 차이가 나기 때문에 2445만원의 105%를 적용하면 3.3㎡당 약 2600만원 수준이다. 조합이 책정한 일반분양가와 무려 900만원 이상 차이가 나는 셈이다.

    결국 분양 보증을 받기까지 적잖은 갈등이 예상된다. 하지만 협의가 늦어져 일반분양이 내년 4월 이후로 넘어갈 경우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피할 수 없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결정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이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조합과 HUG의 일반분양가 차이가 상당하기 때문에 보증심의 과정에서 차질에 예상된다"며 "HUG 가격을 수용하면 재건축 수익이 약 1조원 감소하기 때문에 후분양을 결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최찬성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장은 지난달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최선을 다해 HUG와 분양가 협의를 하겠지만 HUG에서 제시하는 금액을 순순히 수용할 뜻이 없다"며 "조합이 제시한 일반분양가 3.3㎡당 3550만원 밑으로 승인되면 일반분양분 통매각이나 후분양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HUG 관계자는 "아직 둔촌주공 조합 측에서 분양보증을 신청하지 않았다"며 "분양보증 신청이 들어온 다음에 고분양가 사업장 심사기준에 따라 심사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