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금리·저성장으로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보험업계가 세대교체를 본격화하고 있다. 기존 장수 CEO들이 물러나고 새로운 인물이 잇따라 내정되면서 내년 초 임기만료를 앞둔 보험사 CEO의 거취에 관심이 모아진다.
10여 년간 CEO를 지낸 현대해상 이철영 대표이사 부회장은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가운데 내부에서 CEO교체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철영 부회장은 지난 2007년부터 2010년까지 3년간 CEO로 재직한 뒤 자회사 이사회 의장을 지내다 2013년 현대해상 대표이사로 복귀한 장수 CEO다.
하지만 현대해상 조용일 사장이 최근 총괄 사장에 선임되고 이성재 부사장이 총괄 부사장으로 선임되면서 CEO교체설이 힘을 받고 있다.
조용일 사장은 현대해상 법인영업1부장, 법인영업지원부장을 거쳐 기업보험2본부장, 기업보험부문장을 지낸 기업보험 전문가로 전해진다. 현대해상은 10여 년간 각자 대표 체제를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공동으로 대표를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보험업계 대표 장수 CEO인 한화생명 차남규 대표이사 부회장이 최근 세대교체를 위해 용퇴를 결정하면서 여승주 사장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됐다.
AIA생명의 경우 신임 CEO로 50세인 피터 정을 선임했다. 내년 1월 1일 취임 예정인 피터 정 신임 사장은 AIA그룹의 지역비즈니스개발 총괄 임원으로 재직한 인물로 메뉴라이프 파이낸셜 최고아시아파트너십 책임자, 아시아전략개발 총괄 등을 지냈다. 피터 정 신임 사장은 2016년 4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한국 AIA생명에서 최고전략마케팅책임자로 재직한 바 있다.
농협손해보험도 새로운 인물이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농협손보 대표이사에 내정된 최창수 NH농협금융지주 부사장은 농협중앙회 미래전략부 단장, 인재개발원 부원장, 비서실장, 농협은행경영기획부문 부행장을 지냈다.
보험업계에 CEO의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타 보험사 수장들의 거취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KB손해보험 양종희 사장은 다음달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으며 오렌지라이프 정문국 사장은 내년 2월, 한화손해보험 박윤식 사장은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보험업계에 40대 젊은 CEO도 등장하고 있다. 롯데손보는 지난 10월 젊은 CEO인 최원진 대표이사 체제로 새 출발 했다. 1973년생인 최원진 대표는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 사무관,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 서기관을 거쳐 국제통화기금 자문관, 제이케이엘파트너스 전무 등을 지냈고, 롯데손보 인수를 진두지휘한 인물이다.
출범을 앞두고 있는 온라인 전용 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은 1972년생인 정영호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조직을 꾸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장기화로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보험사들이 대표이사 교체를 통해 분위기 전환에 나서고 있다”며 “젊은 CEO들도 등장하면서 세대교체 바람이 업계 전체로 확산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