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지분, 조원태 6.46% VS 조현아 6.43%로 0.03% 차이내년 3월 주총 앞두고 우호세력 확보 싸움 될 듯'델타항공·이명희' 등 남매간 경영권 분쟁서 '캐스팅보터'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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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게 반기를 들며 향후 한진그룹 남매간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이에 따라 현재 단일 최대주주인 KCGI와 조양호 전 회장 부인 이명희씨, 델타항공이 누구 편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향후 경영권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23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 지주회사 한진칼 지분은 조원태 회장이 6.46%, 조현아 전 부사장이 6.43%를 보유하고 있다. 이명희씨는 5.27%, 조현민 한진칼 전무는 6.42%를 갖고 있다.한진그룹 총수 일가는 최근 조양호 전 회장의 계열사 지분을 법정 비율(배우자 1.5대 자녀 1인당 1)대로 나누고 상속을 마무리했다.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의 지분율 차이는 단 0.03%에 불과하다. 결국 그룹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른 우호 지분 세력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현재 한진그룹 일가를 제외한 한진칼 지분은 KCGI(15.98%), 델타항공(10%), 반도건설 계열사(6.28%), 국민연금(4.11%) 등이 보유하고 있다.KCGI는 지난해 11월 한진칼 지분을 매입하며 2대 주주로 등극했다. 올해 한진칼 주총을 앞두고 KCGI는 지배구조개선안을 요구하며 표대결을 벌였으나 결국 안건은 원안대로 통과됐다.
이후 KCGI는 한진칼 지분율을 꾸준히 늘리며 지난 5월에는 15.98%까지 확대됐다. 고 조양호 회장 사망 이후 조 회장의 지분이 법정 비율대로 가족들에게 나눠지자 KCGI는 단일 최대 주주로 등극하게 됐다.아직까지 KCGI가 어느 편을 들지는 알 수 없으나 업계에서는 양 쪽 모두를 지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미 KCGI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관련해 경영권 다툼 의지를 밝힌바 있다.
또한 조 전 부사장이 호텔 사업에 관심이 많아 칼호텔네트워크 등으로의 재복귀를 노리고 있지만 KCGI 측은 한진그룹 호텔부문을 정리해야 한다고 요구한 바 있다.일각에서는 KCGI가 남매간 경영권 분쟁 사태를 이용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은 한진그룹 특수관계인 지분이 28.84%로 KCGI를 압도했으나 남매간 경영권 분쟁이 일어날 경우 특수관계인 지분도 쪼개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 즉 KCGI에서 손을 들어주는 쪽이 사실상 경영권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아울러 델타항공과 모친 이명희씨도 그룹 경영권 분쟁에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앞서 언급한 KCGI와 달리 델타항공과 이명희씨는 한진일가 우호세력으로 분류된다. 델타항공은 조양호 전 회장 시절부터 우호세력으로 지내왔으며 이번 한진칼 지분 사태에서도 지분을 10%까지 늘리며 백기사 역할에 나섰다. 이명희씨는 조 전 회장의 부인이자 남매의 모친으로 그동안 그룹 내에서 막강한 입지를 구축했다.델타항공과 이 씨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은 15.27%로 조 회장이나 조 전 부사장 지분과 합칠 경우 22% 수준에 달하게 된다. 경영권 분쟁에서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되는 수준이다.반도건설의 경우 최근 한진칼 지분을 6%대까지 늘렸지만 아직까지 어느 쪽에 섰는지는 불분명하다.국민연금의 경우 한진칼 지분 4%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3월 주총에서 정관변경을 요구하며 경영 참여 주주권 행사를 한 만큼 내년 주총서도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한편 한진칼은 내년 3월 정기주총을 열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