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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가 자사주를 취득하면서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는 지난 16일 한화생명 주식 30만주(0.03%)를 장내 매수했다. 취득단가는 2347원으로 총 7억400여만원 어치를 사들였다.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김동관·김동원·김동선) 중 한화생명 주식을 직접 취득한 것은 김동원 상무가 처음이다. 김동원 상무는 이번 자사주 취득으로 한화생명 임원 중에서도 가장 많은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장의 경우 한화생명 주식 9만8650주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생명의 주가하락이 계속되면서 김동원 상무가 책임경영 차원에서 자사주 취득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8월 말 4850원이었던 한화생명 주가는 2355원(이달 16일 종가 기준)까지 내려갔다. 이는 공모가(8200원)를 한참 밑도는 수준이다.
김동원 상무가 지분 취득을 통해 경영 보폭을 넓힌 만큼 한화생명은 보험 본연의 경쟁력 추진과 더불어 미래 대비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동원 상무는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차남으로 지난 2014년 한화생명 디지털 팀장으로 합류했다. 김 상무는 이후 핀테크 사업에 대한 자문 업무를 담당했고 2016년 전사혁신실 상무로 승진, 2018년부터 미래혁신실로 이동해 미래혁신사업과 해외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김 상무는 핀테크 부문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화그룹 핀테크 육성 기관인 ‘드림플러스’의 성공적인 안착을 이끌어왔다.
김동원 상무는 유망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동시에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통해 보험 신사업에 진출할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핀테크와 빅데이터를 결합한 중금리 대출 상품을 출시하는 등 보험에 신기술을 접목하는 과정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세인트폴고등학교와 예일대학교 동아시아학과를 졸업한 김동원 상무는 그간 다보스 포럼 등 세계 경제 포럼에 주요 패널로 참석하면서 글로벌 역량도 키워온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김동원 상무가 한화생명 주식을 매수한 데 대해 한화 금융계열사에 대한 승계 작업이 본격화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한화생명, 한화자산운용, 한화투자증권으로 이어지는 한화 금융계열사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주가 부양과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책임경영 차원에서 자사주를 취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