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8K UHD' 인증 획득… 논란 여지 원천 봉쇄"CM 정의, 8K 기술 판단 결정적인 요소 아냐"
  • ▲ 삼성 QLED 8K TV ⓒ삼성전자
    ▲ 삼성 QLED 8K TV ⓒ삼성전자
    LG전자와 삼성전자의 '8K TV' 화질 공방이 마침표를 찍게 됐다. 삼성전자가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로부터 인증을 획득하며 논란의 여지를 원천적으로 차단했기 때문이다.

    이번 공방을 두고 업계에서는 사실상 소비자들이 알아차리지도 못하는 미세한 차이로 너무 과하게 침소봉대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CTA로부터 '8K UHD' 인증을 받았다. CTA는 지난해 9월 '8K UHD 로고'의 인증 기준을 발표하면서 '화질 선명도(CM)'가 50%를 넘어야 한다는 조건을 포함했다. 삼성의 신제품 TV는 이달부터 CTA의 인증 로고를 부착해 판매된다. 

    CTA가 기준으로 내세운 CM 값은 이번 화질 논쟁의 중심이 된 부분이다. CM이란 화소 수만큼 밝기와 색깔이 표현되는지 측정해, 사람 눈으로 얼마나 화질을 구분할 수 있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LG전자가 지난해 9월 독일 가전 전시회 'IFA 2019'에서 삼성 QLED 8K TV는 CM 값이 8K가 아니라고 지적하며 논란을 부추겼다. LG 나노셀 8K TV의 CM은 90%로 나온 데 비해 삼성 QLED 8K TV는 12%에 불과하다는 설명이었다. 

    이에 삼성전자는 CM 값이 8K 기술을 판단하는 결정적인 잣대가 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화질을 규정하는 데 있어서 CM 값에 전적으로 의존하기 보다는 밝기와 컬러볼륨, 화질 처리 기술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도 그럴 것이 CM의 경우 TV업계에서는 옛날 시대의 한물 간 기준으로 여겨져 왔다. 화소 수를 세기 어려웠던 브라운관 TV 시절에나 중요했지만 컬러 시대를 넘어 초고화질 제품이 자리잡은 현재는 그리 큰 요소로 작용하지 않고 있다.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도 지난 2016년 이를 최신 디스플레이에 적용하기에는 불완전하다고 밝힌바 있다.

    글로벌 1위를 다투는 이들 기업 입장에서는 CM 값을 올리거나 낮추는 것도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다. 삼성전자의 이번 인증 획득은 이를 반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8K TV 차이를 확인하기 어렵다. 소비자의 눈이 현미경이 아닌 이상 화질 선명도와 해상도를 구별하기 힘들다. 또한 구매 측면에서도 이미 TV 화질이 상향 평준화된 만큼 화질 선명도가 우선순위로 작용하지 않는다. LG전자가 문제를 제기한 시점부터 무리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LG전자의 이런 공세를 두고 TV 사업에서 조급함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와 중국, 일본 등 경쟁사에 끼인 샌드위치 신세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TV 사업에서 LG전자가 처한 상황은 녹록치 않다. 실제로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QLED TV 진영이 OLED 판매량을 처음으로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해 QLED TV 판매량은 540만대를 기록해 360만대로 예상되는 OLED TV 판매량을 추월했다. 초대형을 중심으로 QLED TV 판매량이 빠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특히 OLED 진영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LG전자 입장에서는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올해만 최소 17곳의 OLED TV가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8K TV 시장에서도 LG전자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LG전자의 지난 3분기 시장 점유율은 한 자릿수에 그치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1위를 점유했다. 향후 TV 시장의 패권 장악의 열쇠가 될 8K TV 시장에서 아직까지 이렇다할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탓에 오히려 LG전자가 무리하게 흠집내기에만 치중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이렇다 보니 이제 막 열리기 시작한 8K TV 시장과 소비자들에게 혼란만 초래하게 됐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증 획득을 통해 8K TV 생태계 확장에 더욱 공을 들인다는 방침이다. 8K 인증 프로그램을 통해 점차 확대되고 있는 8K 시장에서 업계의 공통된 기준을 마련해 소비자들이 누릴 수 있는 8K 경험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8K 협회는 이외에도 8K 인증 기기 확대, 고품질 비디오 콘텐츠 시장 확보, 업계 성장을 위한 8K 기술 로드맵 개발 등 다양한 활동을 추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