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주목할 바이오②]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리스크 털어갈까2016년 말 참여연대 의혹 제기로 시작된 '삼바 분식회계 리스크' 장기화검찰 수사 이달 마무리… 지난해 법적비용 증가로 꺾인 실적 반등 기대
  • ▲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 ⓒ뉴데일리 DB
    ▲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 ⓒ뉴데일리 DB

    2019년은 바이오업계에 인보사 사태, 에이치엘비 쇼크, 신라젠 쇼크, 헬릭스미스 쇼크 등이 이어지는 등 악재가 잇달아 터진 한 해였다. 2019년에 유독 악재가 많았던 만큼, 2020년에는 K-바이오가 악재를 털고 새롭게 도약하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 뉴데일리는 2020년에 눈여겨 봐야 할 바이오기업을 5개사로 추려봤다. <편집자주>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의 분식회계 관련 재판이 올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수년째 지리하게 이어져온  경영 리스크를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검찰의 삼바 분식회계 수사는 이달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1년 설립된 삼바는 국내외 제약사의 첨단바이오의약품을 위탁생산하는 CMO(의약품 위탁생산)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다. 관계사로는 바이오시밀러를 연구개발하고 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에피스)가 있다.

    삼바는 설립된 2011년부터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다 2015년 1조 9000여 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삼바가 자회사였던 에피스의 회계처리 기준을 관계사로 변경하면서 에피스의 지분 가치가 2900억원대에서 4조 8000억원대로 껑충 뛰었기 때문이다.

  • ▲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 내부 전경 ⓒ삼성바이오로직스
    ▲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 내부 전경 ⓒ삼성바이오로직스

    이를 두고 참여연대 측에서 지난 2016년 말 삼바 분식회계 의혹을 처음으로 제기했다. 이후 지난 2017년 3월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이 삼바 특별감리에 착수해 2018년 7월, 11월에 1·2차 제재를 내렸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이하 증선위)는 2018년 11월14일 삼바가 '고의 분식회계'를 저질렀다는 판정을 내렸다.

    검찰은 증선위의 고발 직후 곧바로 수사에 착수해 배당 1개월 만인 2018년 12월 삼바 본사와 에피스 등을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본격화했다. 그러다 검찰 수사의 방향이 분식회계에서 증거인멸로 옮겨지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해 5월7일 숨겨둔 공용서버와 노트북 수십대를 발견했다. 검찰은 실무직원 개인이 단독적으로 증거인멸을 결정, 수행하기는 힘들다고 판단해 윗선으로 수사를 확대했다.

    결국 지난 9월25일 증거인멸 정식 재판이 시작돼 같은해 12월9일 1심 선고가 났다. 1심 재판부는 증거인멸 혐의로 이모 삼성전자 재경팀 부사장에게 징역 2년, 김모 부사장과 박모 인사팀 부사장에게 징역 1년6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삼바 분식회계 재판이 개시되기 전에 증거인멸 재판이 열리고 1심에서 실형이 내려지면서 논란의 불씨가 남게 됐다.

    증거인멸죄는 원칙적으로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한 자에게만 죄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사건의 죄가 성립하려면 타인의 형사사건인 삼성바비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이 본범죄로 성립해야 한다.

    이 때문에 삼성 측은 증거인멸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본안(삼바 분식회계 사건)에 대한 기소 결과를 지켜본 뒤 증거인멸 사건의 선고를 내려줄 것을 요구해 왔다. 본안에 대한 기소조차 되지 않은 상황에서 추후에 무죄로 선고된다면 피고인들의 억울함은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검찰은 이달까지 삼바 분식회계 사건의 주요 피의자에 대한 소환조사를 마칠 예정이다. 삼바 분식회계 사건에 대한 기소도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삼바 분식회계 재판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질질 끌어온 '분식회계 리스크'를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대법원이 증선위의 삼바에 대한 1·2차 제재에 대한 집행정지를 연이어 확정한 것도 청신호다.

    삼바 분식회계 재판에서 다뤄질 핵심 쟁점은 지난 2012~2014년 삼바가 자회사인 에피스를 미국 바이오젠과 공동지배를 했는지, 2015년에 지배력에 뚜렷한 변화가 있었는지의 여부다.

    삼바 측은 지난 2012~2014년에 에피스를 단독 지배했다가, 2015년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공동 지배로 바뀌었다는 입장이다. 

    증선위는 "2015년에 지배력에 뚜렷한 변화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공정가치로 평가한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2015년 에피스를 공정가치로 평가함으로써 4조 5000억원의 자산이 부당하게 평가됐다"고 보고 있다.

    삼바의 매출액은 개별 기준으로 지난 2016년 2946억 2202만원, 2017년 4646억 2933만원, 2018년 5358억 580만원 등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지난 2016년 304억 2264만원 적자에서 2017년 659억 7940만원 흑자로 전환한 이후 2018년 5567억 874만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들어 삼바의 실적은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지난해 1분기 영업손실 233억 9426만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한 데 이어 2분기에는 154억 3111만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지난해 3분기에는 236억 913만원의 영업이익을 봤으나, 지난해 1~3분기 누적으로는 여전히 152억 1624만원의 영업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실적 악화에는 법률수수료 등의 비용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삼바는 분식회계 의혹 관련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은 물론, 해당 의혹과 관련된 증거인멸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삼바는 분식회계 리스크가 장기화되면서 정상적인 경영 활동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 ▲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연합뉴스
    ▲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연합뉴스
    김태한 삼바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5월 증거인멸 혐의, 같은해 7월에는 분식회계와 개인 횡령 혐의로 검찰로부터 구속영장을 청구 받은 바 있다. 그러나 모두 기각되면서 김 사장은 구속 위기는 면했지만, 분식회계 수사로 인한 법적 리스크를 떠안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초에 증선위가 삼바가 분식회계를 저질렀다고 판정을 내린 것부터 문제가 많았다고 본다"며 "국제회계기준(IFRS)을 도입한 이상 기업의 재량에 따른 회계처리를 존중해주는 게 맞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