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콜마 2세 경영 가속화… 윤상현 부회장, 윤여원 대표 승진코스맥스 작년 말 차남 이병주 대표 미국사업 도맡아성장 꺾인 양사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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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업계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업계 '빅2'인 한국콜마와 코스맥스각 각각 2세 경영인을 주요 보직에 임명하는 승진을 단행했다. 성장세가 한풀 꺾인 양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콜마 계열사 콜마비앤에이치는 윤동한 전 한국콜마 회장의 차녀 윤여원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콜마비앤에이치는 정화영 기존 대표와 공동 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윤 사장은 연세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경영대학원에서 마케팅·국제경영MBA 과정, 마케팅 박사 과정을 밟았다. 2001년 한국콜마 마케팅팀에 합류, 2009년부터는 콜마비앤에이치 자회사 에치엔지 대표를 맡았다. 2018년 콜마비앤에이치 기획관리총괄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건강기능식품 사업부 성장에 기여했다.
윤 전 회장은 지난해 8월 한국콜마 회장직에서 사퇴한 후 경영 승계에 속도를 내왔다. 지난해 12월에는 장남 윤상현 한국콜마 부회장이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지주사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에 따라 한국콜마 2세 경영 윤곽이 뚜렷해 진 셈이다.
코스맥스그룹도 이경수 회장의 두 아들도 회사 경영에 참여하면서 향후 승계 작업이 어떻게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코스맥스는 지난해 10월 차남 이병주 코스맥스엔비티USA 대표가 코스맥스USA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코스맥스의 핵심 시장으로 떠오른 미국 사업 안정화와 온라인 시장 변화 대응하기 위함이다. 이 대표는 미시간대학교 MBA를 졸업하고 코스맥스 경영지원본부 이사를 거쳐 코스맥스의 건강기능식품 제조 계열사인 뉴트리바이오텍 미국법인 대표를 맡았다.
중국 사업을 주로 담당해왔던 장남 이병만 기획조정실 및 해외영업 총괄 부사장은 코스맥스 국내 마케팅본부 총괄로 보직을 옮긴 바 있다. 이 부사장은 홍익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했고 코스맥스 경영지원본부 상무 이사를 지내왔다.
양사가 오너 2세를 주요 보직을 맡긴 것은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 시점인지 잘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내수침체의 영향으로 회사 실적이 둔화되고 글로벌 브랜드 공세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추진력과 결단력을 갖춘 오너를 동원해 타개하려는 시도가 엿보인다.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는 업계 빅2로 꼽히며 화장품 제조시장을 이끌어왔다. 몇년 전부터 중국에서 K-뷰티가 주목받으며 국내 화장품 브랜드사는 물론 이들의 제품을 제작한 한국콜마와 코스맥스가 크게 성장했다. 양사는 2018년 연매출은 1조 클럽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영향 등으로 고객사인 국내 화장품 업체들의 대중국 수출이 둔화한 게 영향을 끼치면서 성장이 한풀 꺾였다.
코스맥스는 3분기 매출이 31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9%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04억원으로 22.6% 감소했다. 한국콜마는 별도기준 3분기 매출이 1859억원, 영업이익이 59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16.3%, 48.9%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K-뷰티의 성장이 멈춘 상황에서 중국에서는 현지 ODM·화장품브랜드 업체들이 치고 올라오니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면서 "트렌드에 민감한 화장품업계에서 오너일가 특유의 과감한 투자와 결단이 젊은층의 참신한 감각과 맞물려 시너지를 내겠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