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원, 관망세 커지며 집값 상승폭 둔화경기, 인천, 광역시 등 비규제지역 '풍선효과' 뚜렷"급매물 나오지만 매수심리 위축...집값 상승폭 계속 축소"
  • ▲ 1월 첫째주 시도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한국감정원
    ▲ 1월 첫째주 시도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한국감정원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해 내놓은 '12·16부동산대책'의 약발이 나타나면서 고공행진하던 집값 상승폭이 둔화되고 있다. 서울 강남 일부 단지에서는 호가를 낮춘 급매물도 나오고 있다. 다만 수도권 일부지역 등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지역의 집값 상승이 뚜렷해지는 등 '풍선효과'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9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1월 첫째주(6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보다 0.07% 올라 전주(0.09%) 대비 상승폭이 축소됐다.

    서울(0.08→0.07%)을 비롯한 수도권(0.13%→0.11%)과 지방(0.05%→0.04%) 모두 상승세가 꺾인 모습이다. 특히 서울은 12·16대책 이후 3주 연속 상승폭이 둔화되고 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상승세를 주도하던 주요 지역 및 고가아파트는 대출규제, 세제강화 등 대책 영향과 상승피로감 등에 따른 관망으로 급매물이 출현하고 있다"며  "서울 강남도 12.16대책에 따른 하락 우려 및 매수문의 급감으로 모두 상승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고가주택(15억원 이상)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금지와 공시가격 현실화를 통한 다주택자 보유세 인상이 시장에 먹혀들고 있는 셈이다. 급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매수심리가 크게 위축하면서 집값 상승폭이 계속 줄어드는 모습이다.

    특히 과거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일시적으로 위축됐다가 다시 강남을 중심으로 오르는 모습을 보였던 반면 이번에는 꽤 오랜 기간 안정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문재인 정부 들어 집값 상승세가 길었던 탓에 가격 부담이 커졌고 부동산대책이 가격 상승을 주도한 강남 고가 아파트를 정조준하면서 이들을 중심으로 가격 안정세가 이뤄질 것이란 분석에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학과 교수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등 강한 부동산 규제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사람들의 불안 심리가 커지고 단기간에 시장이 과열됐다"며 "그동안 가격 상승에 대한 피로감이 생길 때가 됐다. 집값이 빠르게 급등하면 열기도 그만큼 빠르게 식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 규제가 없거나 상대적으로 느슨한 지역은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어 집값 안정을 섣불리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많다.

    실제 이번주 규제가 적용가 되지 않은 인천(0.07% → 0.08%)을 비롯한 지방 5대 광역시(0.08%→0.10%)는 오히려 상승폭이 커졌다. 교통여건 개선 등 개발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수도권에서 규제가 덜한 용인 수지구(0.52%), 구리시(0.40%), 안양 동안구(0.36%), 광명시(0.31%) 등은 교통호재가 있거나 학군이 우수한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12·16대책의 풍선효과로 경기도나 광역시 등 비규제지역의 가격이 당분간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며 "청약과열 현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날 경우 대책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