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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아 중견가전업계의 수장 교체가 잇따르고 있다. 업계는 국내외 경험을 두루 갖춘 삼성·LG전자 출신 CEO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력제품 시장 축소 등 업계의 위기가 반영된 인사로 보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쿠첸은 지난 16일 삼성출신 박재순 대표를 선임했다. 6년 만의 수장 교체로, 오너 2세 이대희 전 대표는 지주사 ㈜부방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밥솥 시장 위축과 성장 동력 부재에 따른 회사의 결단으로 풀이된다.
박 신임대표는 삼성전자 유럽·미국·중국법인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이들 국가는 최근 쿠첸이 공략 중인 해외 주요 시장이다. 회사는 박 대표의 노하우를 중심으로 신제품 출시·신규 거래처 확보 등의 새 사업전략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 초엔 청호나이스가 LG전자 출신 오정원 대표를 새 수장으로 맞았다. 지난해 부사장으로 회사에 합류한 오 신임대표는 LG전자 터키법인장, 에어컨 사업 본부장을 거쳤다.
오 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주요 내용은 제품·가격·유통과정 변화와 시장전략 재검토다. 오 대표는 온라인·양판점 등 신유통 채널 확대와 전용상품 출시를 주로 들여다보고 있다.
최근 가전 렌탈시장은 SK매직, 쿠쿠, LG전자 등 후발주자의 등장으로 경쟁이 치열해졌다. 이에 1위 코웨이와 어깨를 나란히 하던 청호의 입지도 예전 같지 않다. 현재 시장은 600만 계정의 코웨이를 이어 100만 중후반대의 다수 업체가 2~3위 경쟁을 벌이는 구조로 바뀌었다.
대유위니아그룹 가전 계열사 위니아대우도 지난달 안병덕 대표를 새 CEO로 맞이했다. 삼성전자 멕시코법인 CFO(최고재무관리자)를 지낸 안 대표는 전략에 능한 ‘재무통’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대유위니아그룹 인수 3년 차를 맞은 위니아대우는 여전히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기록한 누적 손실은 103억원에 달한다. 안 대표는 재무구조 개선과 고수익 신제품 발굴 등 다양한 사업 전략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중견가전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특히 삼성·LG 등 대기업 출신 CEO 영입과 교체가 활발했다”면서 “양사가 가전업계 1·2위를 다투는 만큼, 두 곳의 성공 노하우와 조직문화를 배우고 싶어 하는 움직임이 뚜렷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