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리물량 70만→150만, 연면적 3만8천평조 회장, 경영권 분쟁 중 유리한 고지 선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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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진그룹 물류자회사 ㈜한진이 대전 택배 터미널 증축에 2850억원을 투입한다. 조원태 회장 취임 후 단행한 첫 대규모 계열사 투자다. 재계 일각에선 그룹 경영권 다툼 중인 조 회장이 일찍이 주주 마음잡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진은 지난 21일 이사회를 열고 대전 허브 터미널 증축 계획안을 통과시켰다. 투자금 2850억원은 올해부터 3년간 순차적으로 투입한다. 회사는 1만8402평의 부지에 지상 3층, 연면적 총 3만8000평의 건물을 올린다. 가동은 2023년 4월 중으로 예상된다.

    이번 투자는 지난해 초 한진이 밝힌 투자 계획 중 하나다. 한진은 향후 5년간 터미널 신축과 설비 자동화 등에 38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진은 이번 투자로 하루 70만 상자의 대전허브 처리 능력을 150만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택배는 ㈜한진의 핵심 사업이다. 매년 매출의 40% 가량이 택배에서 나온다. 온라인 쇼핑 증가 등 택배시장 성장으로 사업 존재감도 달라졌다. 그러나 앞선 한진해운 사태 등으로 설비를 확충할만한 여력은 없었다.

    재계는 이번 투자 발표로 조원태 회장이 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유리한 위치에 올라섰다고 평가한다. 누나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그룹 경영 계획을 내놓지 못하는 것과 달리,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KCGI가 요구한 내용을 이행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KCGI는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 17.29%를 쥐고 있는 단일기준 최대 주주다. KCGI는 지난해 1월 ㈜한진에 보유한 택배시설 투자 등을 요구했다.

    한편, 한진칼이 보유한 ㈜한진 지분은 23.62%로 그룹 계열사 중 지분율이 가장 낮다. 재계 일각에서 조원태 회장이 일찍이 주주 마음잡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