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라증권 싱가포르 법인 근무중롯데-노무라 깊은 인연… 수차례 자문-IR-IPO 맡아'아버지 궤적' 그대로… 상장기여-그룹 입사-경영수업
  • ▲ 신동빈 롯데 회장의 장남 신유열씨가 지난 20일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신격호 명예회장의 빈소로 들어서고 있다. ⓒ박성원 기자
    ▲ 신동빈 롯데 회장의 장남 신유열씨가 지난 20일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신격호 명예회장의 빈소로 들어서고 있다. ⓒ박성원 기자
    신동빈 롯데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34)씨의 공식 데뷔가 임박했다. 노무라증권 싱가포르 법인에 근무중인 신씨는 그룹의 숙원사업인 호텔롯데 해외 IPO를 맡을 전망이다.

    신씨의 현재 직함은 'VP(Vice President)'.
    국내에선 VP가 부사장급이지만 외국의 경우 CEO를 제외한 나머지 임원을 말한다.
    신씨는 2008년 일본 게이오대를 졸업한 후 도쿄 노무라증권에 입사한 뒤 컬럼비아대 MBA를 거쳐 10여년 만에 임원 자리에 올랐다.

    주목할 것은 노무라증권과 롯데그룹의 깊은 인연으로 호텔롯데의 해외IPO 주간사 선정이 유력하다.

    신동빈 회장은 일본 롯데상사에 이사로 입사하기 전 8년간 노무라증권에서 근무했다.

    또 롯데의 자문 역할과 IPO 주간사로 수차례 선정되기도 했다. 롯데쇼핑의 상장 주간사로 참여하기도 했고, 싱가포르 법인은 지난 2018년 롯데지주의 첫 해외 투자설명회를 담당했다.

    현재 노무라증권은 신씨를 중심으로 IPO 과정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호텔롯데 상장과 관련 지난 2015년 중순 해외 기업공개(IPO)를 추진한 바 있다. 그러나 대대적인 검찰수사와 신동빈 회장의 부재로 상장작업은 잠정중단됐다.

    롯데가 호텔 상장을 추진하는 이유는 일본과의 연결고리를 끊기 위해서다. 호텔롯데의 지분율은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대부분의 지분을 보유한 광윤사 등 일본계 주주들의 비율이 99%에 달한다.

    호텔롯데가 상장을 통해 신주를 발행하면 일본계 지분율은 낮아진다. 즉, 신동주 전 부회장 등의 힘은 약해지고 신동빈 회장의 지배력을 더욱 높아진다. ‘롯데=일본기업’이란 딱지도 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해외 IPO를 담당할 신유열씨의 역할이 주목받게되고 성과에 따라 한국 연착륙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
  • ▲ 신동빈 롯데 회장(왼쪽)과 장남 신유열씨(오른쪽)이 지난 20일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을 배웅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 신동빈 롯데 회장(왼쪽)과 장남 신유열씨(오른쪽)이 지난 20일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을 배웅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오너가 3세로 ‘경영성과’라는 날개까지 달게되면 다소 때이른 얘기지만 후계구도에도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게 된다.

    게이오대-컬럼비아 MBA-노무라증권 등 '아버지 따라하기 코스'를 밟고 있는 신씨의 그룹 합류는 신동빈 회장의 전례에 따를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노무라증권에 근무하며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 MBA를 마치고 34살에 롯데에 입사했다.

    신유열씨도 게이오대 졸업 후 노무라증권에서 일하다 2013~2015년 컬럼비아대에서 MBA 과정을 밟았다. 30대 중반이라는 나이도 비슷하다. 호텔롯데 상장에 기여한 후, 조만간 그룹에 입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병역의무와 국적변경 등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많다.

    신동빈 회장은 1996년(만 41세) 일본 국적을 포기해 병역의무에서 자유로워진 후 다음해 롯데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후계자 코스를 밟았다. 당시에는 만 40세부터 병역이 면제됐다.

    현재는 2009년 개정된 병역법에 따라 만 38세부터 병역이 면제된다. 1986년생인 신씨는 2024년께 한국 국적을 취득해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받을 것으로 점쳐진다.

    반면 그룹 관계자는 "호텔롯데 상장은 아직 본격 추진되지 않고 있다"며 "주간사 선정이나 노무라증권의 해외IPO 등도 들은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