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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11일부터 순차적으로 공장을 재가동한다. 중국이 춘절 연휴를 재연장하지 않으면서 한숨 돌렸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바이러스 사태가 아직 잠잠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중국 공장 가동률이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인기차종을 우선 생산하며, 주문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완전 정상화까진 시일이 꽤 걸릴 것으로 보여, 인기모델의 출고지연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대자동차는 와이어링 하니스 부품 수급 현황 등을 감안해 공장 운영계획을 확정했다고 11일 밝혔다. 현대차는 부품 수급 상황에 따라 국내 공장 가동을 순차적으로 재개할 예정이다.
우선 오늘(11일)부터는 울산 2공장 가동을 재개한다. 울산 2공장에서는 팰리세이드, GV80 등 주문량이 쏟아지고 있는 인기모델을 생산하고 있다. 현대차는 2공장을 최우선적으로 돌리며, 주문 적체를 해소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후 12일에는 울산 4공장 1라인 가동을 재개한다. 이 라인에서는 팰리세이드와 그랜드 스타렉스를 생산하고 있다. 그랜저와 쏘나타를 생산하는 아산공장도 이날 생산을 재개한다.
13일에는 벨로스터와 코나를 생산하는 울산 1공장과 포터를 만드는 4공장 2라인 가동을 재개한다. 투싼, 넥쏘를 생산하는 5공장 2라인도 이날 다시 돌아간다. 제네시스 G90, G80, G70을 생산하는 5공장 1라인은 17일부터 재가동한다.
트럭, 버스 등을 생산하는 전주공장은 휴업을 연장한다. 현대차는 11일까지 전주공장을 가동하고 12일부터 20일까지 휴업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가 중국에서 들여오는 와이어링 하니스를 확보하며 재가동에 돌입했단 사실은 고무적이다. 현대차 뿐만 아니라 부품 협력사들까지 대규모 피해를 입을 수 있었지만, 가동 재개로 피해를 최소화했기 때문이다.
다만 불안한 상황은 여전하다. 현재 중국 내 와이어링 하니스 생산 공장의 가동률은 50% 정도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내 바이러스 확산이 지금껏 이어지고 있어 현지 공장 직원들이 출근을 기피하고 있는 탓이다.
때문에 현대차가 공장을 완전히 정상화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주문량이 쌓이고 있는 팰리세이드, GV80 등 인기 모델에 대한 고객 대기도 길어질 수 밖에 없다.
일각에선 품질 문제도 제기한다. 현재 경신 등 일부 와이어링 하니스 제조사들은 사무직을 포함 전 인력을 동원해 와이어링 생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껏 와이어링을 생산해 본 경험이 없는 신규 인원이 대거 가세됐단 점에서 품질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단 지적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 공장 사정으로 가동 재개가 점차 늦춰지고 있다"며 "현재 중국 공장이 돌아가고 있긴 하지만 가동률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공장이 언제 정상적으로 가동될 지 확답하기 어렵다"면서 "인기모델을 중심으로 우선 생산한다는 계획이지만, 출고 지연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내 와이어링 하니스 부품 공장 40여곳 가운데 37곳은 지난 10일부터 가동을 재개했다. 중국산 부품은 지난 주말부터 국내로 다시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