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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성부 KCGI 대표 ⓒ 권창회 기자
이번에도 참신성은 없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주축의 ‘반(反) 조원태 연합’은 20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진그룹 경영정상화 방안을 제시했다. 참신한 새 대책에 대한 기대와는 달리 이날 설명은 '재탕' '삼탕' 일색이었다.
간담회는 KCGI가 주도했다. 김치훈 이사 후보 사퇴 등 기울어진 여론 만회를 위해 강성부 대표가 직접 나섰다.
사내이사 후보인 김신배 포스코 의장과 함께 자리한 강 대표는 '조원태=실패'를 전면에 내세우며 전문경영인 체제, 송현동 부지·제주파라다이스호텔 등 불필요 자산 매각을 정상화 방안으로 강조했다.
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게 중평이다.
강 대표는 대한항공의 부채비율과 누적 적자를 현 경영진의 문제로 지적했다. 하지만 이를 해결할 새 대책은 내놓지 않았다. 앞서 연합 측이 한진그룹이 발표한 자체 정상화 방안에 “이미 여러 차례 언급된 재탕 대책”이라고 비판한 상황과 다를 게 없다.
함께 제시한 미래사업 계획도 두루뭉술했다. 강 대표는 대한항공이 ‘미래형 항공사’로 거듭나야 한다며 플랫폼 사업 접목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SKT에 오래 근무한 김신배 이사후보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만 덧붙였다.
공교롭게도 이날 아침 한진그룹은 미국 스타트업 발굴 업체인 ‘플러그 앤드 플레이’와의 업무협약 소식을 알렸다. 한진 측은 플러그가 가진 ‘여행·호스피탈리티’ 플랫폼과 협력하겠다는 비교적 구체적인 안을 제시했다.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 후 구조조정 가능성에 대한 답도 아쉬웠다. 현재 대한항공 노조 등은 인력감축을 우려해 조원태 체제를 지지하고 있다. 사모펀드인 KCGI 특성상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막연한 불안감이다.
연합의 주장대로 한진그룹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비용 절감이 필수적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강 대표는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수차례 강조했지만 설득력을 얻긴 힘들어 보인다. 인건비 외 어떤 비용을 줄여 구조를 개선할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이사진 전문성 결여라는 업계 우려도 완전히 씻어주지 못했다. 앞서 업계는 연합 측 추천 이사진이 항공 분야에 전문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던 중 대한항공 임원 출신 김치훈 후보가 돌연 사퇴 소식을 알려 우려는 더욱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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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신배 한진칼 이사 후보 ⓒ 권창회 기자
관련해 김신배 후보는 “항공 전문가는 열심히 일하는 한진그룹 구성원”이라며 “산꼭대기에 서면 다른 산봉우리도 보인다. 경영의 본질은 모두 같아 잘할 수 있다”고 답했다.
업계는 한진그룹이 항공이라는 국가기간산업을 다루는 기업인만큼 전문 분야 경영진이 꼭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여러분 모두가 전문가”라는 식의 감성적인 태도는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노조 반발과 김치훈 후보의 사퇴 등으로 여론이 조원태 회장에게 유리하게 흘러가자 연합 측에서 반전을 시도하는 모습”이라며 “강한 설득력을 얻을 만큼 인상적이지 않아 긍정적인 영향을 줬을지 모르겠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