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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손해보험사들이 잇달아 출사표를 던지며 영토 확장에 나서고 있다. 삼성화재가 카카오와 손잡고 디지털 손보사 출범을 준비 중인 가운데 하나금융에서 인수한 더케이손해보험도 디지털 손보사 전환을 앞두고 있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카카오와 조인트벤처 형태로 디지털 손해보험사를 설립하기 위해 다음달 중 금융당국에 예비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합작 디지털 손보사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부터 영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와 삼성화재가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고, 카카오페이가 경영권을 갖는 형태로 운영된다. 현재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사업계획을 논의 중이다. 합작사는 자동차보험을 제외한 해외 여행보험, 일상 배상책임보험 등 개인 생활 밀착형 상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삼성화재의 전문성과 카카오의 온라인 플랫폼이 결합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유휴 자본의 회전율을 높이고, 채널 선점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로 평가받고 있다.
배태영 삼성화재 경영지원실장(CFO)은 2019년 경영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카카오의 플랫폼을 보고 합작사를 설립하자고 제안했고, 1년 반에서 2년 정도 협의 끝에 추진하게 된 것”이라며 “양사 실무자들이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2030의 젊은 고객들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이 인수한 더케이손해보험도 디지털 손보사로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달 20일 이사회를 열고 더케이손해보험 지분인수(70%)와 자회사 편입을 결의한 바 있다. 향후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면 더케이손보는 하나금융의 14번째 자회사가 된다.
더케이손보의 디지털사 전환은 중소형 손보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보험시장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간편한 상품을 판매해 차별화하겠다는 포부다.
앞서 지난달 출범한 캐롯손해보험도 차별화된 상품과 혁신적인 서비스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캐롯손보는 한화손보, SKT, 현대차, 알토스벤쳐스 등이 합작해 설립한 디지털 보험사다.
캐롯손보는 최근 본인이 이용한 주행거리만큼 매달 보험료를 산정하는 방식의 자동차보험을 출시했다. 운행 데이터 측정 장치를 달아두면 실시간으로 주행거리가 측정된다. 주행 거리와 무관하게 전액 선납하던 기존 자동차보험과 차별화된 상품이다. 캐롯손보는 라이프스타일에 특화된 펫 산책보험, 해외여행보험 등을 선보이기도 했다.
자동차보험 등 전통 보험 시장 포화로 손보사들이 신성장 동력 창출에 고심하던 상황에서 디지털손보사는 시장 구조 혁신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디지털 손보사는 대면 채널이 없어 설계사 수수료 등의 사업비 부담도 줄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모아진다.
디지털 손보사들이 환경 변화에 맞춰 유연하게 다양한 상품을 내놓으면서 손보업계의 변화를 주도할 것이란 게 업계 전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손보사들이 설립되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며 “디지털 손보사는 차별화된 전략으로 성장하고, 손보 시장을 확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