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노조 활동 본격화… '무노조 경영' 변화

‘무노조 경영’ 원칙을 고수해온 삼성화재에서 노동조합의 활동이 본격화될 조짐이다. 삼성화재 창립 68년 만에 노조가 결성된 가운데 다음달 초 단체교섭에 나설 예정이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노동조합은 교섭 창구 일원화 과정을 거쳐 다음달 초 사측에 단체협약, 임금협약 등의 체결을 위한 교섭을 요청할 예정이다.

삼성화재 노조는 지난달 노동조합 설립신고를 마쳤으며, 이달 초 출범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노조는 최근 단체 교섭안을 마련해 사측에 단체교섭을 공식 요청한 상태다.

노조는 이번 단체 교섭을 통해 드림펀드(임직원 봉사활동기금)의 강제적 급여 공제 근거와 사용 내용 등 관련 자료를 요청할 방침이다.

삼성화재 사측이 직원들의 급여 기본급의 1%를 드림펀드 운영을 이유로 공제하면서 사용처 등을 제대로 밝히지 않고 있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기부금 사용 내용 및 증빙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밖에 자유로운 노조활동 보장, 유급 전임자 인정, 노조사무실 제공 등을 요청할 예정이다. 또한 근로시간 면제 관련 내용은 조합원 수의 증가에 따라 보완될 수 있도록 단서조항에 명시할 방침이다.

삼성화재 노조 관계자는 “지난 18일 사측에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요청했다”며 “노조의 이번 교섭요청은 창립 68년 만에 처음으로 교섭을 요구한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말했다.

삼성화재에 노조가 생겨 단체교섭을 요청한 것은 1952년 회사 설립 후 처음이다.

그동안 노조 설립 시도를 해왔지만 그룹의 무노조 경영 원칙에 의해 무산됐었다. 삼성화재 노조는 가입대상 인원 4800여명 중 651명 가입해 전체의 13.6%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화재 노조는 조만간 계열사 노조와 협의체를 구성하고 연대해서 활동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화재 사측은 최근 평사원 협의회와 임금교섭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월급 기본급의 1%를 공제하는 드림펀드는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신청하는 것”이라며 “회사는 법과 원칙을 준수하고 있으며, 성실히 교섭에 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