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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서 다섯번째로 땅값이 비싼 곳은 화장품브랜드 'VDL 명동점'이 위치한 서울 중구 명동2가 52-12번지다.
지난 2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표준지 공시지가에 따르면 이곳의 ㎡당 가격은 1억7600만원으로 지난해 1억6750만원 보다 850만원이 올랐다. 네번째로 땅값이 비쌌던 '토니모리 명동1호점'과 견줘 ㎡당 50만원가량이 더 오른 셈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명동은 큰 도로가 상권을 둘러싸 인근 상권과 단절돼 있다는 단점이 있다"며 "그러나 VDL 매장부지는 63㎡로 타점포 토지 보유세 대비 저렴하고 희소성이 높아 운영측면에선 상대적으로 가볍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토지대장을 보면 이곳 면적은 63.1㎡로 전체 땅값은 약 110억8800만원이다. 여기에 공시지가 현실화율(시세 65.5%)을 감안하면 이곳 시세는 ㎡당 2억3672만원으로 토지가격만 최소 149억1336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일반건축물대장을 보면 VDL 명동점이 입점한 이곳은 1971년 11월 건물에 대한 사용승인이 났다. 철근콘크리트 구조와 슬라브 지붕으로 된 해당건물은 지상 7층 규모로 7층 옥탑(14.94㎡)을 제외한 층별 면적은 57.20㎡로 홀쭉한 편이다.
애초 해당 땅과 건물은 1968년 7월부터 매매직전까지 재단법인 천주교성바오로딸수도회 소유였다. 일반건축물대장에 나온 해당건물 주용도도 성서판매·수녀원으로 등록돼 있다. 2018년 8월 매도직전까지 해당건물 1~2층에는 '바오로딸'이라는 가톨릭서점이 입점해 있었다.
부동산 등기부등본 확인 결과 바오로딸수도회는 2018년 8월1일 200억원에 해당 땅과 건물을 오성전자 주식회사에 팔았다.
당시 오성전자는 매입금액 총 200억원중 상당부분을 대출로 충당했다. 오성전자는 해당 땅과 건물을 담보로 그해 8월31일 KB국민은행에서 144억원 융자를 받아 잔금을 치렀다. KB국민은행은 현재까지 1순위 근저당설정이 되어 있다.
오성전자가 웃돈을 주고 해당 땅과 건물을 매입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거래당시 이곳의 공시지가는 52억6680만원으로 현실화율을 반영해도 70억8384만원이었다. 건물가격을 포함하면 200억원은 부담되는 가격이 아닐 수 없다.
최신영 리얼투데이 실장은 "명동 메인거리는 워낙 매물이 나오지 않는 곳"이라며 "가뭄에 콩 나듯 나오는 물건도 수년간 눈여겨왔던 사람들이나 거둬갈 수 있는 땅"이라고 말했다.
이어 "매수 대기자는 물론 예비 임차인들도 줄을 서 있어 특A급"이라며 "명동은 시세나 공시지가, 경기와 무관한 곳"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오성전자는 원래 제조업을 해오다 2012년 3월 부동산임대업으로 전업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성전자는 김현선 대표와 그의 특수관계인이 100% 지분을 가진 개인회사로 2018년말 기준 보유한 토지와 건물자산은 각각 315억2577만원, 55억7421만원이다.2018년 한해 동안 오성전자가 벌어들인 임대료와 관리비 매출은 각 8억140만원, 2400만원 등 총 8억254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