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반포15차 입찰 삼성물산·대림산업·호반건설 3파전호반, 390억 무상지원·사업지원비 금리 0.5% 공약 강남 진출 의지…막강한 자금력 바탕 파격 조건 제시
  • ▲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 ⓒ 호반건설
    ▲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 ⓒ 호반건설
    강남 재건축 알짜 사업장으로 꼽히는 신반포15차를 차지하기 위한 건설사들의 치열한 수주 경쟁이 시작됐다.

    삼성물산, 대림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된 호반건설은 막강한 자금력을 발판삼아 반포 입성에 도전한다.

    지난 9일 신반포15차 시공자 재선정을 위한 입찰 현장에 참석한 호반건설 고위 관계자는 "호반건설은 오너가 이번 재건축 수주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며 "튼튼한 재무상태를 바탕으로 파격적인 혜택을 조합에 제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 제출한 입찰제안서 가장 앞면에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의 사진을 직접 첨부했다"며 "호반건설 오너의 얼굴과 자존심을 걸고 신반포15차 재건축사업 수주에 임하는 각오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고경영자(CEO) 체제인 경쟁사와 달리 오너 중심 건설사인 점도 사업 속도를 높일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오너가 강남 입성을 하고자 하는 의지가 워낙 강해 의사결정, 사업 진행도 빠르게 이뤄지는 편"이라며 "신반포15차를 성공적으로 수주하면 향후 진행할 기업공개(IPO)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언급했다.

    호반건설은 신반포15차 사업에 주력하기 위해 앞서 현장설명회에 참석한 신반포21차 입찰은 과감히 포기하기로 했다. 신반포15차 사업장에 '호반써밋' 간판을 다는 것이 홍보, 수익성 면에서 훨씬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업계에서는 이번 입찰전이 '2강 1약' 구도로 형성될 것으로 점치는 분위기다. 브랜드 파워와 그간 재건축 사업장에서 쌓인 평판만 놓고 볼 때 삼성물산, 대림산업이 맞붙을 것으로 본다.

    실제로 삼성물산은 5년만에 정비사업장으로 복귀하며 '왕의 귀환'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반포 일대 현장설명회 등장만으로도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대림산업 역시 가장 비싼 아파트로 손꼽히는 '반포 아크로 리버파크'로 재건축 사업 성공신화를 탄생시키면서 업계의 주목을 끄는데 성공했다.

    1군 건설사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호반건설 등장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올 수 밖에 없는 셈이다. 
  • ▲ 호반건설이 제시한 '신반포15차 호반써밋' 조감도. ⓒ 호반건설
    ▲ 호반건설이 제시한 '신반포15차 호반써밋' 조감도. ⓒ 호반건설
    하지만 호반건설은 '해볼만 하다'며 과감히 신반포15차 입찰에 베팅한 것으로 전해진다. 탄탄한 재무구조를 활용해 조합원들에게 경쟁사보다 훨씬 매력적인 조건을 제시할 수 있다는 자신감 덕분이다.

    실제로 이날 호반건설이 조합에 제출한 입찰의향서에는 파격적인 사업추진비 이자, 조합원 대규모 무상지원 혜택을 약속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반포 15차 재건축 사업 공사예가는 2400억원인데 삼성물산과 대림산업은 대안설계 포함 2400억원에 가까운 금액을 제시했다. 

    반면, 호반건설은 공사예가를 2390억6500만원으로 잡고, 나머지 390억원에 달하는 금액은 조합원 모두에게 무상 제공키로 했다. 바닥재나 벽, 주방상판, 외장을 최고급 건축자재를 사용하고 이에 대한 추가 비용을 단 한푼도 받지 않을 계획이다. 

    게다가 사업비 조달 금리 역시 연 0.5%를 제시했다. 1.9%인 삼성물산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1.5% 또는 금융기관 조달 중 낮은 금리를 제시한 대림산업과 비교했을 때 파격적인 수준이다.

    김종일 신반포15차 재건축 조합장은 이날 건설사가 제출한 입찰제안서를 비교분석해 만든 표를 바탕으로 사업비 조달 금리를 설명하며 "호반건설은 알면 알수록 대단한 회사"라고 평가했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기준 부채비율이 13%에 불과하고 자산규모만 8조5000억원에 달하는 등 재무구조가 튼튼한 편이다. 부담을 최소화하는 무차입 경영을 통해 리스크 관리에 철저하며, 현금 유동성이 풍부한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삼성물산과 대림산업에 비해 브랜드 인지도가 소폭 낮을 수 있으나, 이 역시 크게 개의치않는 모습이다. 

    앞선 관계자는 "신반포15차는 입지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라며 "강남 최고의 입지 여건을 갖춘 이 곳에 호반써밋 브랜드를 반드시 내걸 것"이라며 수주 의지를 다졌다. 

    삼성물산과 대림산업이 '래미안 원 펜타스', '아크로 하이드 원' 등 고유의 아파트 브랜드를 강조한 것과 달리 호반건설만 입지 특성을 살린 '신반포15차 호반써밋'을 제시하고 출사표를 던졌다.

    한편, 신반포15차 재건축 조합은 오는 25일 건설사 사업설명회를 개최하고 내달 1일 시공자 재선정 총회를 연다. 삼성물산, 대림산업, 호반건설은 각각 영상과 전단지를 제작해 조합사무실에 제출할 계획이다. 

    조합은 홍보관을 운영하는 방식을 고려 중이다. 클린수주를 위해 조합원 개별 홍보는 금지하고 건설사가 제출한 홍보자료를 조합사무실이 조합원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내달 1일 개최되는 시공자 선정 총회는 최다득표 방식으로 진행된다. 조합 정관상 입찰에 3곳 이상 건설사가 참여할 경우 과반에 상관없이 조합원 표를 가장 많이 확보한 건설사가 선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