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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그룹은 6개월 내 임상 개시를 목표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경제성보다는 신속성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전략이다. 셀트리온그룹은 확산 방지를 위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외에도 신속진단키트를 만들고, 마스크 무상 공급에도 나서기로 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12일 오후 3시30분부터 유튜브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의 코로나19 환산 방지 종합 대응방안을 공개했다.
◆ 셀트리온, 코로나19 치료용 항체 개발 기간 단축해 6개월 내 임상 개시
셀트리온은 임상 2b상을 완료한 인플루엔자 멀티항체 신약 'CT-P27'과 메르스(중동호흡기중후군) 치료용 항체인 'CT-P38'를 개발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코로나19 치료용 항체를 개발하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분석해 추후 바이러스 변이에 대비한 멀티항체 개발까지 진행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정부를 통해 코로나19 완치자 혈액을 확보했다. 셀트리온은 이달 말 해당 항체 스크리닝을 마치고 내달 말까지 코로나19 바이러스 중화능력이 가장 높은 항체를 선별하게 된다. 오는 5월까지는 임상용 항체를 생산할 예정이다.
치료용 항체 개발에는 통상적으로 18개월 정도 소요된다. 셀트리온은 최대한 개발 기간을 단축해 6개월 내에 임상을 개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서 회장은 "치료용 항체가 개발되는 데에는 아무리 빨라도 18개월이 걸리는 게 정상적"이라면서도 "식약처와 협업해 모든 절차를 거치고 동물실험 데이터를 다 살펴본 뒤 빠르면 6개월 안에 임상을 통해 (치료제가) 인체에 투약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인력을 투입하고, 경제성보다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모든 프로세스를 듀얼로 하겠다"며 "경제성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한 개발 프로세스를 선택해서라도 치료 항체를 임상까지 빨리 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 높은 정확도로 15~20분 내 검사 가능한 코로나19 신속진단키트 개발
코로나19 치료용 항체를 스크리닝하는 과정에서 신속진단키트도 개발될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이미 2주 전에 신속진단키트 개발에 착수했다.
서 회장은 "치료용 항체를 개발하다보면 그 과정에서 진단키트가 나올 수 있다"며 "전문의료진만 쓰는 것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 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조기에 만들어서 바이러스 공포감을 국민들이 덜게 하겠다"고 언급했다.
셀트리온은 유관기관 협조로 공급 받은 완치자의 혈액을 활용해 진단키트에 요구되는 민감도와 정확도를 충족하는 항체를 스크리닝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최소 3개월 내 신속진단키트 상품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서 회장은 늦어도 8월까지는 신속진단키트 개발이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코로나19 감염 확진에 쓰이고 있는 역전사 정량 유전자 증폭 기술(RT-qPCR) 검사법은 정확도가 99%에 이르지만, 진단 검사 결과를 확인하는데 최소한 몇 시간이 걸린다. 반면, 신속진단키트 방식은 검사 속도는 빠르지만 정확도가 떨어져 오진율이 높아진다는 단점이 있다.
셀트리온은 두 가지 방식의 장점을 합쳐 신속진단키트의 형식을 갖추되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 공급하겠단 계획이다. 검사 결과가 15~20분 만에 나오면서 RT-qPCR 2차 검사가 필요 없을 정도의 정확도를 함께 갖춘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개발하는 게 목표다. 현재 셀트리온은 진단키트를 하루 5만개 공급 가능한 업체와 협력 중이다.
신속진단키트가 개발되면 한국뿐 아니라 유럽, 미국, 중동 지역 국가들에 우선 보급할 계획이다.
서 회장은 "(신속진단키트 개발을 통해) 의료진 과부하 줄이고 더 나아가서는 코로나19 진단 시스템이 없어서 어려워하는 나라에 도움주고자 한다"며 "가격은 상업적 목표보다는 전 세계 보급 목적으로 책정하겠다"고 강조했다.
셀트리온은 현재 진단키트·항체 개발에 200억원을 1차로 배정했다. 이후 상업화까지 추가적으로 3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셀트리온은 최근 질병관리본부의 ‘2019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치료용 단클론 항체 비임상 후보물질 발굴’ 국책 과제에 지원을 마쳤다. 그러나 정부 지원 R&D 비용만으로는 해당 임상을 완료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은 부족한 비용은 자체 R&D 비용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 인천·청주에 50만명분 방진마스크 무상 공급… 교체 가능 필터 연구 중
셀트리온은 극심한 마스크 공급난 해소에도 앞장서기로 했다.
셀트리온은 그룹 주요 사업장이 위치한 인천, 청주 지역주민과 취약계층 약 50만명을 대상으로 방진마스크를 공급할 계획이다.
마스크는 인천 취약계층 15만명, 인천 송도 주민 16만명, 청주 취약계층 4만명, 오창읍 주민 7만명, 진천군 주민 8만명 등 50만 명에게 우선 제공될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종료될 때까지 50만 명에 대한 코로나19 예방용 마스크를 책임지고 공급할 방침이다.
이번에 1차로 제공되는 마스크는 제약사 클린룸에서 사용되는 제품과 동일한 품질로 제작돼 수 차례 세척해 사용해도 기능에 전혀 문제가 없는 것으로 입증됐다. 해당 마스크는 필터를 추가해 장착할 수 있는 형태이기 때문에 셀트리온이 연구 중인 필터가 제작되면 바로 끼워 사용할 수도 있다.
현재 셀트리온은 산업계에서 사용되고 있는 수십 종의 수처리필터를 시험하고 있다. 현재 공급 부족에 시달리는 MB필터를 대체할 수 있는 필터를 개발할 수 있을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한편, 셀트리온은 코로나19 발원지로 알려진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대한 투자 계획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파트너십이 돈독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서 회장은 "중국 우한에 투자하는 계획은 유효하다"며 "현재 연구소 설계 단계로, 우리 직원들이 가을철까지 우한으로 출장갈 일이 특별히 없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우한이 코로나19 때문에 많은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중국 정부도 우한 정상화를 위해 많은 관심을 갖고 투자할 것"이라며 "향후에는 (우한이) 좋은 파트너 지역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