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경제금융회의 김용범 "U자, 더 나아가 L자 경로마저 우려"美연준 금리 1%p 인하 사상초유 '빅컷'…재정당국 부담감 ↑"외화유동성은 양호, 사태 장기화시 금융시스템 상당한 부담"
  • 중국발 코로나19(우한폐렴)의 팬데믹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가시화되고 있다. 정부는 긴급 금융·외환 시장조치를 고민하고 있지만 이번 위기가 가져올 복합적인 충격에 얼마나 완충작용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16일 오전 서울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코로나19로 경제활동이 크게 위축됨에 따라 세계경제 충격은 우려를 넘어 기정사실화됐다"고 진단했다.

    김 차관은 "과거 감염병 사례에서 나타난 글로벌 경제의 일시적 충격후 반등, 이른바 V자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U자, 더 나아가 L자 경로마저 우려됨에 따라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안과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이날 새벽 기준금리를 1.00%~1.25%에서 0.00%~0.25%로 1%p 인하했다. 지난 3일 0.5%p 인하에 연이어 단행된 빅컷이다.

    연준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커뮤니티를 훼손하고 미국을 포함한 많은 나라에서의 경제적 활동에 피해를 줬다"며 글로벌 금융여건이 심각하게 영향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경제가 최근의 사태를 회복하고 고용과 물가안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궤도에 올랐다는 확신이 들때까지 현재의 기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자료사진
    ▲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자료사진
    미국의 극단적 조치에 한국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게 됐다. 기준금리 동결을 고수해온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압박도 커질수 밖에 없는데다 사상 최대치 적자국채 발행을 계획중인 재정당국의 부담도 작지 않을 전망이다.

    김 차관은 "국내 증시는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고 외국인 주식 순매도가 큰폭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시장투자심리 위축과 시장가격의 급변동이 장기화될 경우 금융시스템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다만 "국내 단기자금시장, 신용물시장과 외화유동성에 우려할만한 신용경색 조짐은 아직은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이번 사태가 상당기간 지속되면 실물경제와 금융부문에 복합적인 충격을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사상 최저치를 기록중인 국채 금리에 따른 자본유출이나 외화유동성에 대한 점검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김 차관은 "글로벌 복합위기 징후가 뚜렷해질수록 달러 유동성 확보와 외환시장 안정은 매우 중요하다"며 "최근 스왑시장 변동성이 일시적으로 확대되기도 했지만 국내은행 외화LCR이 2월말 128.3%(잠정)으로 규제수준(80%)을 크게 상회하는 등 현재 우리의 외화유동성은 양호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환시장에서 시장불안 심리에 편승한 투기적 거래 등으로 환율의 일방향 쏠림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속하고 단호하게 시장안정조치를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