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후 증시 주변자금·주식거래 활동계좌 급증저가 매수 노린 개인, 연일 순매수하며 우량주 쓸어담아…외국인 '팔자' 행진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이 휘청이는 가운데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연일 주식을 팔아넘기는 반면 저가매수를 노린 개인 투자자들은 주식을 대거 사들이는 모습이다.

    18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81.24포인트(4.86%) 내려간 1591.20으로 마감했다. 지난 17일 종가 기준 코스피 지수가 8년여 만에 처음으로 1600선으로 내려간 후 낙폭은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하락장 속에서도 증시 주변자금은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자본시장통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증시 주변 자금은 131조원에 달한다.

    증시 주변자금은 투자자예탁금(37조7408억원), 장내파생상품거래예수금(10조4683억원), 대고객환매조건부채권(RP)잔고(75조425억원), 위탁매매미수금(3191억원), 신용융자 잔고(8조5421억원), 신용대주 잔고(132억원) 등을 합한 것이다.

    특히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맡겨놓은 투자자예탁금은 연초 대비 크게 오르는 추세다. 지난 1월2일 29조8599억원이던 투자예탁금은 국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되면서 한 달 만에 31조2413억원으로 뛰었다. 이달에는 37조원을 훌쩍 넘기며 두 달여 만에 26%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주식투자에 참여하는 계좌인 주식거래 활동계좌도 눈에 띄게 늘었다.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는 올해초 2935만계좌에서 코로나19가 확산 시점부터 급증해 이달 12일 기준 3012만계좌로 늘었다.

    하락장에서도 저가 매수를 노린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증시로 몰려들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지난 2월17일 이후부터 이달 17일까지 하루(3월4일)을 제외한 모든 거래일 순매수했다. 금액은 11조6549억원에 달한다. 18일에도 개인은 9144억원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은 12조2464억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3일을 제외하고는 순매도 우위 행보를 보였다. 18일 하락장으로 마감한 것도 외국인의 매도세가 강했던 탓이다.

    개인투자자들이 폭락장에서도 공격적으로 주식을 사재기하는 이유는 현재 시황을 저가 매수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심리 때문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올해 호실적이 예견됐었던 우량주를 중심으로 자금을 투입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지난달 17일부터 한 달 새 23% 급락했다.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1월 중순부터 이달까지 삼성전자 주식 5조원 넘게 사들였고, SK하이닉스 역시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반면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팔아치우고 있다. 2월 중순부터 이달까지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삼성전자(2조5295억원)에 이어 SK하이닉스(6327억원), 삼성전자우(3641억원)가 이름을 올렸다.

    코로나19로 인한 실물경제 타격으로 주식시장 불확실성의 장기화가 우려되는 만큼 신중한 투자가 요구된다.

    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를 팬데믹으로 규정함에 따라 관련 우려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른 높은 변동성이 유지되는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 주식시장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약 20% 하락한 상황으로 주요국에 비해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작지만 충격이 작아서가 아니라 주가가 이미 충분히 낮은 수준이었기 때문"이라며 "당분간 높은 변동성에 노출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