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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광석 우리은행장이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하지만 화려한 취임식은 없었다.
24일 우리은행은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권광석 은행장 선임 안건을 처리했다. 내정자로 선임된 지 43일만이다.
오랜 기다림을 거쳤지만 특별히 취임식을 열지 않았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정부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고했기 때문이다.
대신 직원들에게 영상메시지로 향후 계획과 1만2000원 상당의 스타벅스 커피 쿠폰을 돌리며 인사를 대신했다.
권광석 은행장은 취임 인사에서 “지금 우리은행은 지난 121년 동안 이뤄낸 수많은 성과와 영광을 뒤로한 채 매우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라며 “빠른 시일 내 잘못된 관행을 고치고 부족한 시스템과 제도를 정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0.1초를 다투는 치열한 F1 자동차 경기에서도 사고없이 결승선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잠시 서킷에서 벗어나 연료를 공급받고, 타이어를 교체하는 피트인이라는 정비 시간이 필요 하듯이 우리은행도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기회의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권 행장이 내건 경영전략은 ▲고객신뢰 회복 ▲조직안정 ▲영업문화 혁신 등이다.
특히 영업문화는 컴플라이언스와 리스크관리 중심으로 새로운 판을 짠다. 철저한 관리로 고객을 먼저 생각하겠단 의지다.
권 행장은 “앞으로 컴플라이언스와 리스크관리 등을 영업 앞단에서 먼저 고민해 빈틈이 없게 하고 영업점, 본점 직원 모두 ‘이게 안되면 영업을 못한다’라는 근본적인 인식의 전환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펀드, 방카 등 상품판매 위주에서 고객의 수익과 자산 성장에 초점을 맞춘 자산관리영업을 중시하고 현재의 평가제도나 규정, 영업조직 등 은행의 모든 제도와 시스템이 고객 중심으로 구성돼 있는지 제로베이스에서 재점검할 계획이다.
해외영업은 맞춤식 현지화 계획을 밝혔다.
동남아 등 수익성이 높은 성장지역은 자본금 증자 등 현지 영업을 확대하고 성장이 정체된 글로벌 거점 점포들은 해외투자와 대체투자 등 IB영업의 전진기지로 전환한다.
우리은행의 위기탈출을 위해 권광석 은행장이 구원투수로 올라갔지만 어깨가 무거운 것도 사실이다. 여기에 임기가 단 1년뿐이라는 사실도 부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