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업계에 두산건설 티저레터 배포, 두산중공업 "매각 여부 결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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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중공업이 유동성 위기를 맞은 가운데 두산건설 매각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31일 건설 및 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외국계 금융사 BDA파트너스를 통해 두산건설 매각을 위한 투자안내서가 배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업계에서는 이미 작년 하반기부터 전략적투자자(SI)와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들이 두산중공업을 통해 두산건설 의향을 확인하는 등 매물로 인식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원매자들은 두산건설의 시공능력과 아파트 브랜드 위브(We've)를 큰 장점으로 평가했다. 수도권에서는 '위브' 브랜드로 공급실적 9위를 기록하는 등 인지도가 탄탄한 건설사로 인식된다. 

    하지만 두산건설이 갖고 있는 계열사 채무가 협상에 발목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건설의 채권 만기를 연장해달라는 의향을 두산중공업에 전달했으나 두산그룹에서 어렵다는 의사를 내비쳤고 매각작업은 멈춘 상황이다.

    두산중공업은 두산그룹과 채권단에서 두산건설 매각을 위한 투자안내서를 배포한 적이 없고 티저레터 역시 두산그룹과 채권단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두산건설 매각 여부도 결정된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두산건설 매각설에 힘을 싣고 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최근 두산중공업에 1조원 긴급대출을 지원하면서 경영 정상화 노력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두산중공업이 알짜 자산인 두산건설을 내다 팔아 실탄을 확보하고 유동성을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두산건설은 작년 매출액 1조7300억원, 영업이익 747억원을 기록한 종합건설사다. 국토부 시공능력평가 23위를 기록했고 수주잔고도 7조5000억원으로 향후 4년간 매출을 확보해 뒀다.

    건설업계에서는 지역기반 중견건설사들이 수도권에서 약진중인 두산건설을 인수해 아파트 분양시 브랜드 효과를 볼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한다. 

    토목사업에 강점을 가진 만큼 재무능력이 있는 건설사가 인수에 관심을 보일 것이라는 예측이다. 

    반대로 오랫동안 실적 부진을 겪으며 재무상황이 악화된 두산건설 매각 작업이 순탄하게 진행되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도 많다. 

    지난 2009년 두산건설이 일산 두산위브더제니스 프로젝트를 진행했지만 자금문제와 글로벌금융위기로 부동산시장이 고꾸라지며 미분양이 대거 발생했다. 

    이후 두산그룹과 두산중공업 등 계열사가 두산건설 실적 회복을 위해 2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10년간 쏟아부었으나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두산건설의 작년 별도기준 차입금은 7257억원이다. 유상증자로 규모가 축소됐으나 리스부채를 뺀 6581억원의 차입금중 1년내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성 차입금 규모만 88.9%에 달한다.  

    여기에 최근 코로나19(우한페렴) 이후로 국내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건설사 인수합병(M&A) 거래가 흥행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가 부동산 규제 수위를 계속 높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건설업에 대한 전망이 긍정적이지 않은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