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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언택트(Untact) 시대를 촉진시키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원격의료·가상현실(VR)을 활용한 원격회의·스마트팩토리 등 언택트 경제에 주목하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향후 산업적 지형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언택트 기술의 경험이 강제화되면서 언택트 경제를 부각시키고 있다. 이미 대다수 사람들은 코로나19 국면에서 비대면을 경험하고 있고, 편의성을 느껴가고 있다.
변동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루종일 아무도 만나지 않고도 업무를 처리하고, 필요한 물건을 구매하고, 식사를 해결하고, 금융거래를 하고, 볼거리를 찾아 즐기며 온라인 종교활동도 가능하다"면서 "그 이전부터 우리 일상에 비대면은 깊이 들어와 있었고, 이것이 주는 장점에 곧 익숙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IT섹터가 부각되면서 시장 DNA 변화를 촉진시켰다. 애플·아마존·퀄컴 등 미국의 주요 IT기업의 상승이 두드러졌다.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모바일 혁명'이 시작됐고, 반도체와 스마트폰 부품 등 관련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이같은 관련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으로 금융위기 이후부터 2011년 9월까지 S&P 500 상위 100종목 내 금융주의 시가총액은 27.5% 급감한 반면 미국 기술주의 성장으로 이들 시총 비중은 무려 39.3% 증가했다.
변 연구원은 "언택트 시대의 유망한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일시적인 바이러스 감염 확산 현상에 편승하는 것이 아닌, 시대의 변화를 고려한 투자를 제안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문화의 활성화로 제조업 환경에서의 스마트팩토리 산업이 유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수년간 제4차 산업혁명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흐름이 본격화되면서 비지니스 모델의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이후에는 그동안 디지털 시대가 요구하는 시대적 변화 흐름에 소극적, 보수적으로 대응해온 기업들을 중심으로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을 활발하게 적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기존 시스템을 클라우드 서비스에 연계시키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인공지능·빅데이터 분석 등을 통한 스마트팩토리 체제가 가속화되면서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연구원은 관계사들의 기반으로 다년간 클라우드·스마트 팩토리 체제를 구축한 삼성 SDS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관련 시장 규모 확대 시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이후의 세상은 VR의 활용 가치에 주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통념과 달리 VR은 엔터테인먼트산업 외에도 직업교육 프로그램, 가상 상황훈련 등 활용도가 무궁무진한 기술"이라면서 "VR 화상회의를 통해 재택근무 중에도 실제 같은 업무 회의, 현장 답사 등 기존의 공간적 제약 철폐를 가능하게 한다"고 말했다.
VR관련 유망 종목은 OLED 디스플레이 관련 분야의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메모리 분야의 SK하이닉스, 3D센싱 카메라 분야의 LG이노텍·파트론·나무가, 수동부품 분야의 삼성전기 등이 추천됐다.
코로나19로 화상회의와 재택근무에 대한 편리성을 경험하면서 원격지원·재택근무가 보다 보편화될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코로나19 '원격'의 필요성이 높아지며 코로나 이후 5세대 이동통신(5G)와 데이터센터 투자가 가속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당 산업과 관련해 원격지원·보안 분야로 더존비즈온·파수닷컴, 화상회의 분야로 알서포트·이씨에스·링네트, 클라우드 분야로 NHN·효성 ITX, 스마트팩토리 분야에서 삼성SDS·포스코ICT가 유망한 것으로 지목됐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주목할 사업으로는 원격의료 서비스가 지목된다. 실제 국내 코로나19 확산으로 원격의료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다. 지난 2018년 기준 383억달러 규모이던 글로벌 원격의료 시장은 오는 2025년 1305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의료계의 반발로 국내 의료기관은 의사와 환자 간 원격의료가 불가능하지만 코로나19 의료기관 내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원격의료가 이뤄지고 있다. 현재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코로나19 자가진단 어플리케이션은 위험지역 방문 이력·발열 여부·인후통 발현 여부 등을 체크하고, 이상 증상 발현 시 전문가와 상담을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김중원 연구원은 "국내 의료기관은 의사와 환자 간 원격의료가 불가능하다"면서도 "국내 원격의료 서비스의 발전을 위해서는 규제 완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변동만 연구원은 "원격진료의 증가로 의료데이터 기반 플랫 폼산업의 동반 성장이 예상된다"면서 "원격진료 과정에서 웨어러블 진단기기 및 가정용 스마트의료기기를 통해 모인 데이터는 의료전문 리서치사업으로 확장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원격의료 허용의 교두보를 마련해줄 것"이라면서 "원격의료는 시간상 문제일 뿐 결국 허용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