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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인 투자처로 각광받던 국내외 리츠(REITs·)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고전하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리테일·호텔 등 전통적인 리츠에서 눈을 돌려 언택트(비대면) 리츠가 향후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설정액 10억원 이상의 18개 글로벌재간접리츠펀드의 최근 한 달간 수익률은 -26.83%, 연초이후 수익률은 -27.58%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 달 새 이들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만도 306억원에 달한다.
최근 1개월 수익률을 기준으로 개별 펀드를 살펴보면 '미래에셋TIGERMSCIUS리츠부동산상장지수투자신탁(파생형)(합성 H)'은 -32.94%, '한국투자KINDEX싱가포르리츠부동산상장지수투자신탁(재간접형)'은 -32.23%, '한국투자KINDEX다우존스미국리츠부동산상장지수투자신탁(파생형)(합성 H)'은 -30.87%로 3개 펀드의 수익률은 가장 낮았다.
1개월 수익률이 가장 높은 펀드는 '미래에셋미국리츠안정배분혼합자산자투자신탁(파생재간접형)종류F'지만 이마저도 -11.97%로 나타나 맥을 못추는 것은 마찬가지다.
국내 상장 리츠들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국내 상장 리츠 7개의 주가는 연초 대비 모두 크게 하락했다. 특히 롯데리츠와 모두투어리츠, NH프라임리츠 등 3개리츠는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다.
NH프라임리츠는 연초 5980원 최고가에서 지난달 4100원까지 내렸다가 지난9일 기준 470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일부 주가가 회복되긴 했지만 공모가(5000원) 대비 하회하는 모습이다.
롯데리츠의 경우도 연초 6000원에서 3월말 4435원 최저치를 찍었다가 9일 기준 4960원으로 공모가(5000원) 밑을 맴돌고 있다. 모두투어리츠 연초 3130원이던 주가는 9일 종가 기준 2660원으로, 공모가(6000원)를 크게 밑돈다.
공모가를 상회하는 리츠들도 고전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리츠코크렙의 연초 6640원이던 주가는 9일 종가 기준 5060원, 신한알파리츠의 연초 7724원이던 같은 기간 기준 6660원으로 나타났다. 에이리츠는 연초 6500원에서 5430원, 케이탑리츠는 980원에서 822원으로 떨어졌다.
다만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언택트 소비가 증가하면서 물류자산의 투자 매력에 대해서는 여전히 유망하다고 보고 있다.
최근 1개월간 S&P 500 16.3%, 나스닥 14.0% 하락한 가운데 상장 리츠 지수(FTSE NAREIT Equity REITs Index)는 이보다도 저조한 -27.9%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 지수보다 리츠 인덱스가 더 크게 하락한 것은 리츠 하위 산업 내에 COVID-19의 직접적인 피해를 받고 있는 리조트·리테일·헬스케어 리츠가 미국 실물 리츠의 26%가량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데이터 트래픽 증가 기대감에 데이터센터 리츠는 3.2% 상승했고, 인프라스트럭처 리츠는 9.5% 하락하며 지수 대비 양호한 성과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김영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리츠 인덱스 전체에 대한 투자보다 언택트 사회에서도 수혜가 예상되는 인프라스트럭처·데이터센터 리츠에 대한 선별투자가 유효하다"고 권고했다.
글로벌 부동산컨설팅·중개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의 중국 지사가 중국 내 상업용 부동산 투자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의 3분의 2 이상이 코로나 영향으로 향후 1년 내 물류자산의 투자 규모가 가장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회사 리서치팀은 "코로나 여파로 온라인 쇼핑 트렌드가 대중화하면서 물류 업체들의 성장과 더불어 물류 자산이 매력적인 투자자산이 될 것"이라며 "상업용 리츠 가운데 안정적 임차수익이 예상되는 오피스나 물류 자산을 기초자산으로 담고 있는 리츠 투자도 유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도 "언택트 트렌드가 부동산 하위 섹터별 명암을 가를 것이다. 이커머스 활성화로 물류부동산과 데이터센터는 유망자산으로 부상할 것"이라면서 "강력한 스폰서를 두고 개발부터 운영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해 이커머스시대 수혜를 누릴 수 있는 물류리츠에 관심을 권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