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고객상담업무 신규채용…노조 "고용불안 확산 우려"현대해상 “이관 이후 본사 상담직원 다른 업무 배치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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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해상이 자회사 신규직원 채용을 통해, 본사 고객상담과 창구업무 이관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직원들 사이에서는 보험업계 불황으로, 구조조정을 위한 전초전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의 자회사 현대C&R은 지난 8일 서울·부산·대구·광주 등 8개 지역 12개 지점에서 근무할 신입·경력지원을 채용한다고 공고했다. 채용직원은 ▲보험계약변경 ▲출·수납 업무 등 고객상담 업무를 전담으로 맡을 예정이다. 이달 중 서류와 면접전형을 거쳐, 5월 6일부터 입사 후 업무수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해상은 자회사 채용을 통해 현재 본사 내 고객상담과 창구업무 전부를 현대C&R로 이관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내부직원 사이에서는 상담업무를 시작으로, 인력감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는 지난 2018년에도 고객창구 업무를 아웃소싱할 것이라며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며, 노조와 갈등을 빚은 바 있다”며 “아직도 회사는 미련을 버리지 못한 채, ‘고객창구 업무위탁’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업무 이관 계획을 발표한 거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또한 노조는 신규채용 인력의 업무 미숙으로, 서비스 품질 하락도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노조에 따르면 자회사의 신규직원은 기존 대비 임금이 적을 가능성이 크며, 본사와 원활한 소통이 힘들어 모기업과 자회사 간 책임을 떠넘기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 상담업무 직원의 고용 안정성도 문제다. 노조는 기존 상담업무의 자회사로 모두 이관으로 인해, 본사 상담직원이 향후 권고사직과 같은 부당한 해고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기존 업무와 연속성 없는 업무를 맡거나 현재 근무자보다 먼 지점으로 발령돼, 스스로 그만두는 인원도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노조는 이번 고객상담 업무의 자회사 이관을 시작으로, 타부서 업무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앞서 KB손해보험의 경우 지난해 초 이와 비슷한 사례로 노사간 갈등을 빚은 바 있다. 당시 KB손보 노조는 회사가 임금피크제 대상 42명 직원을 기존 직무와 관계없이 창구업무를 맡게 해, 퇴사를 종용하는 부당 발령을 냈다며 이 결정을 즉각 철회할 것을 주장한 바 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현재 본사 고객상담과 창구업무를 자회사인 현대C&R로 모두 이관을 검토 중”이라며 “만약 이관하더라도 현재 창구업무를 수행하는 인력들은 다른 업무로 전환 배치할 예정인 만큼, 일부 직원들이 주장한 권고사직과 같은 구조조정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