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T그룹, 지난해 '파우치형 담배' 모던 오럴 제품군 연간 273% 성장차세대 제품 분야로 선정… '리프트', '벨로' 등 신제품 출시"한국 출시 가능성 미정…덜 위험한 제품 선택 폭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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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T그룹이 ‘차세대 제품군’에 사활을 걸었다. 향후 3년간 비용 절감으로 확보한 10억 파운드를 차세대 제품 분야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연기와 냄새 없는 ‘파우치형 담배’에 초점을 맞췄다. 신사업 투자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시장 변화를 주도한다는 각오다.10일 글로벌 담배회사 BAT(British American Tobacco) 그룹이 공개한 2019년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258억 파운드(약 39조)로 전년대비 5.7% 신장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11억 파운드(약 17조)로 전년 대비 7.6% 신장했다.특히 ‘파우치형 구강담배’의 매출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해 BAT그룹이 새롭게 선보인 모던 오럴(Modern Oral) 담배 신제품 ‘리프트(Lyft)’는 지난해 1억2600만 파운드(약 1902억)의 매출을 기록하며 273%가량 급신장했다.비궐련 담배 판매의 약진도 눈에 띈다. 지난해 액상형 전자담배(바이프, 뷰즈 등)는 전년 대비 23% 신장한 4억1000만파운드(약 6188억)를 기록했다. 궐련형 전자담배(글로 등) 역시 전년대비 23% 신장한 7억2800만 파운드(약 2조)의 매출을 달성했다.회사 측은 “스웨덴 등 북유럽에서 파우치형 담배의 인기가 높다. 불을 붙이거나 가열하는 과정이 없어 연기와 냄새가 없다는 점이 인기 요인으로 분석된다”며 ”장거리 비행은 물론 기차와 차내에서도 불쾌감을 주지 않고 사용할 수 있고, 스포츠 경기와 영화관 등 다중 시설에서도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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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치형 구강담배는 손톱만 한 크기의 얇은 티백 파우치를 최대 한 시간가량 잇몸에 끼운 상태로 니코틴을 흡수하는 형태다. 국내에서는 담배사업법상 씹는 담배(Chewing Tabacco), 머금는 담배(스누스, SNUS) 등으로 분리된다. 파우치형 담배는 유럽에서 연간 17억개, 미국에서 8억개가 소비되고 있다. 이 중 BAT 그룹의 점유율은 47%로 북유럽과 미국 등 총 17개국에서 판매 중이다.BAT는 파우치형 담배를 차세대 제품 분야로 꼽고 있다. BAT 그룹 잭 보울스(Jack Bowles) 최고경영자와 경영진은 지난달 30일 웹캐스트를 통해 투자자 설명회를 갖고 파우치형 담배인 ‘모던 오럴 제품’을 비롯한 차세대 제품 분야에 10억 파운드(약 1조5000억) 신규투자 계획 밝힌 바 있다.BAT그룹은 지난해 파우치형 담배 신제품 ‘리프트(LYFT)’를 선보였다. 파우치형 담배 업체인 ‘이폭(EPOK)’을 인수해 제품을 새롭게 선보인 것이다. 기존 ‘이폭’의 제품이 하얗게 탈색시킨 담뱃잎이 포함된 반면 ‘리프트’는 담뱃잎을 사용하지 않고 니코틴 추출물과 셀룰로스, 껌 소재를 향료와 섞어 박하향 캔디와 같은 맛과 향을 지닌다.회사 측은 “간접흡연 피해를 주지도 않으며 흡연으로 인해 발생하는 불필요한 발암물질의 생성을 피한다는 점에서 니코틴 패치와 같은 금연보조제품 역할도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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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시장에도 파우치형 담배 판매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BAT는 최근 파우치형 담배 ‘벨로(Velo)’를 일본에 출시했다. 벨로는 정제수와 향료, 감미료, 니코틴, 식물성 재료 등을 소재로 한다. 니코틴 함량에 따라 두 가지로 나뉘며 ‘민트’맛과 ‘과일’맛 제품으로 판매된다. 20개 파우치가 담긴 둥근 플라스틱 원통 1개 제품의 가격은 세금포함 580엔(6700원)이다.회사 측은 파우치형 담배가 금연 규제가 강력한 나라에 부합하는 제품이라는 설명이다. 일본 역시 실내흡연에 관대했지만,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강력한 금연 정책을 예고했다. 한국 역시 담배 관련 규제가 해마다 강화되는 만큼 국내 출시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내에서 파우치형 담배는 전체 담배 시장의 1% 미만으로 일부 담배 소매점을 통해서 수입되고 있다.BAT코리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파우치형 담배 ‘벨로’의 한국 출시 가능성은 없다. 소비자들에게 만족스러우면서도 덜 위험한 제품 선택의 폭을 확대함으로써 우리 사업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경감하는 것이 그룹의 새 비전”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