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지난달 13일부터 심사 중자본잠식만 600억 훌쩍내달 일단락… "최대한 서두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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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기업결합심사 발표가 임박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코로나19 등 업계 어려움을 고려한 빠른 처리를 공언한 만큼 평소 동종업 간 합병 심사보다 수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공정위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기업결합을 심사 중이다. 인수자인 제주항공은 지난달 13일 공정위에 이스타와의 기업결합 신고를 냈다.

    심사는 통상 30일 내 완료하며 필요시 90일까지 연장할 수 있다. 공정위는 지난달 제주항공이 제출한 서류에 일부 보완을 요청했다. 보완 기간 제외 시 통상 심사 기간 30일이 지나지 않아, 지연 상황은 아니다.

    공정위 관계자는 “지난달 13일 제주항공이 제출한 심사서류에 일부 보완을 요청했다”면서 “코로나19 등 항공업 어려움을 충분히 반영해 최대한 빠른 결정을 내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심사 포인트는 ‘이스타의 회생 여부’로 예상된다. 공정위는 피인수 기업이 자체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볼 때 이를 ‘결합제한 예외’로 판단한다. 결합 없인 차후 사업이 불가능한 상황을 뜻하며, 이 경우 시장점유율 등 경쟁 제한 요소는 고려하지 않는다.

    업계는 이스타가 자체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본다. 지난해 기준 이스타 총자본은 –632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지난 2월부터 3월까지는 두 달간 임금을 체불했으며, 이달부터는 전 직원이 휴업에 들어갔다. 현재는 희망퇴직과 구조조정을 시행 중이다.
  • ▲ 정부의 코로나19 지원 대책 요청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스타 조종사 노조 관계자 ⓒ 권창회 기자
    ▲ 정부의 코로나19 지원 대책 요청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스타 조종사 노조 관계자 ⓒ 권창회 기자
    시장은 양 사가 이번 심사를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스타의 취약한 재무구조, 코로나19로 항공업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에서다.

    제주항공은 잔금 납부 등 모든 인수 절차를 상반기 내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인수 직후엔 조직통합 없이 당분간은 양 사를 독립적으로 운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 종료 후엔 이스타가 진행 중인 구조조정과 기재반납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스타는 전 직원 1600명의 20~40% 수준인 300~400명을 구조조정 중이다. 리스 중인 항공기 10대도 반납 처리하기로 했으며, 이는 당초 보유기 23대의 절반에 해당한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조치도 이뤄질 전망이다. 제주항공은 산업은행 등 정부의 항공 지원자금 2000억원을 외부 차입금 상환에 우선 투입해 신용도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신용 상향 후엔 외부 자금을 조달해 운영비와 미지급 임금 등을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 모기업의 직접 자금지원보다는 자립성 확보가 효과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이 이스타 인수에 뛰어든 지난해 말과 현재 시장 상황이 크게 달라져, 인수 후 사업전략 등 계획상 변화가 클 것으로 보인다”며 “당초 예상됐던 사업확장 전략보다는 이스타의 상황을 정리하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당분간 양 사를 따로 운영해 중복 노선을 정리하고 국내·단거리 해외노선은 이스타가, 해외 중장거리는 제주항공을 특화하는 방향이 예상된다”면서 “이 과정에서 외부 차입금 상환 등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조치도 활발히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