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정리해고 규탄 기자회견'노조 "대주주 이상직 경영실패·정부 방임탓"全 직원 고용보장·구조조정 중단 촉구
  • ▲ 22일 이스타 조종사 노조 기자회견 ⓒ 권창회 기자
    ▲ 22일 이스타 조종사 노조 기자회견 ⓒ 권창회 기자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가 구조조정 사태에 본격 대응한다. 이스타는 코로나19 등 경영난으로 정리해고를 진행 중이다. 회사가 계획하는 감축 규모는 전 직원 1600명의 20%에 해당하는 350여 명이다.

    이스타 조종사 노조는 22일 ‘구조조정 규탄 기자회견’을 가졌다. 노조는 회사가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구조조정을 강행했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이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에 가입한 이들은 타 단체와의 연대 활동에 나서겠다는 뜻도 밝혔다.

    기자회견엔 노조 관계자 40여 명이 참석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들도 자리를 채웠다. 민주노총에 속해있는 아시아나조종사노조 김영곤 위원장도 연대 발언으로 회견에 참여했다.

    노조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21일 노사협의회에서 정리해고 규모를 확정했다. 총 대상자는 347명으로, 전 직종이 포함된다. 이중 정규직은 119명이며 비정규직 근로자는 188명이다. 정규직 40명은 희망퇴직서를 제출했다.

    회사는 23일부터 정리해고를 집행한다. 본인 동의를 거쳐 다음 달 31일까지 대상자 전원을 퇴사 처리할 계획이다. 이와 별개로 24일까지는 3차 희망퇴직을 접수해, 감축 대상자 외 희망자를 재차 추린다.

    노조는 실질 대주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을 비판했다. 자신 소유 기업은 경영에 실패하고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등을 맡으며 ‘일자리 해결사’를 자처했다는 지적이다.

    박이삼 노조 위원장은 “이스타 직원은 부도덕한 오너일가의 자본약탈 등으로 정리해고 대상자로 전락했다”면서 “이번 경영 위기는 코로나19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오너일가 경영부실로 애초 예상됐던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회사 매각으로 오너일가는 545억원이라는 이익을 챙기게 되며, 새 주인 제주항공은 인수 전부터 운항중단과 정리해고를 조종하고 있다”며 “일자리 지키기를 강조하고 있는 정부도 현 사태에 별도 지원을 내놓지 않아, 직원들만 고통에 내몰린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 ▲ 박이삼 노조 위원장 ⓒ 권창회 기자
    ▲ 박이삼 노조 위원장 ⓒ 권창회 기자

    운항중단과 구조조정 사태가 제주항공의 의지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발언도 나왔다. 산업은행 등이 지원하는 2000억원의 인수자금에 ‘종사자 일자리 보존’이라는 조건을 달지 않은 정부도 함께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인수 MOU를 맺은 제주항공은 실사를 거치며 임원 이동과 직원 승급, 비용 지출에 직접 관여해왔다”면서 “이 같은 사실은 회사 내 공식적으로 알려진 사실로, 현 사태는 제주항공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정부는 제주항공에 2000억원의 인수자금을 지원하고도 근로자 보호 대책에 대해서는 외면했다”며 “항공업을 국가 필수 공익사업으로 지정하고도 오너의 부도덕한 경영을 방임한 그동안의 대처도 문제”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현 경영진에 정리해고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전 직원의 고용을 보장하라는 요구도 내놨다. 해당 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시 전 직원 비상대책위 구성과 서명운동 등 집단행동에 나서겠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공정배 노조 부위원장은 “이스타는 고용유지 기업에 지원하는 정부 지원금도 마다하며 정리해고를 고집했다”면서 “현 경영진은 즉각 정리해고를 중단하고 전 직원의 고용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이를 위해 23일부터 전 직원 서명운동, 비상대책위 구성 등 단체 대응을 시작할 것”이라며 “해당 활동들은 제주항공 인수 완료 시까지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