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가 하락과 대북 관련 이슈로 변동성이 커졌던 코스피는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 감소와 이에 따른 경제 정상화 여부에 주목하며 박스권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주 코스피 예상밴드는 1840~1950선이다. 케이프투자증권은 1840~1940, NH투자증권 1850~1950, 하나금융투자 1870~1950 등을 제시했다.
앞서 지난주 코스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치료제에 대한 부정적 전망과 마이너스 유가 등 영향으로 1900선을 다시 내줬다. 지난 24일 코스피는 25.52포인트(1.33%) 하락한 1889.01포인트를 기록했다.
금주 코스피는 그간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으로 박스권 증시가 예상된다.
증시 상승 요인으로는 미국·유럽 경제활동 재개 기대·추가 재정정책 논의·각국 정책 공조·중국 실물 지표 반등이 꼽힌다. 하락 요인은 미국 실물 지표 악화·크레딧 리스크 우려·국제유가 하락·글로벌 주요기업 실적 부진 장기화 우려 등이다.
특히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 감소와 경제정상화 여부가 증시 반등의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과 유럽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감소하고 있지만 이는 강력한 행동 제재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 "행동 제재 단계별 완화를 시행한 이후 민간의 자생적 노력으로 확진자가 감소하고, 경제활동 재개가 원활히 나타나는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도 "코로나19 확산세가 4월 중순 이후 정점을 지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는 가운데 경제 정상화 시기를 저울질하는 트럼프 행정부에 명분을 제시하며 경제 정상화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라면서 "이는 타 국가의 코로나19 출구전략에 대한 관심을 높이며, 증시 투자 환경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은 금주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회의에 주목하고 있다. 오는 28~29일(현지시각)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30일 유럽중앙은행(ECB), 27일 일본은행(BOJ) 등 통화정책회의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당장 기댈 곳은 통화정책"이라면서 "미국 주식시장은 금융위기 이후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 총자산과 밀접한 궤적을 보였다. 유동성은 금융위기 이후 주식시장을 가장 잘 설명해온 변수다.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이 흔들림을 겪을 때 금주 주요국 통화정책 회의에 의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요국 중앙은행 대부분 지난달 공격적으로 완화적 통화정책을 추진한 만큼 추가 정책 발표보다는 정책 효과를 점검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나중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4월 FOMC 정례회의는 또다른 대규모 추가 경기부양책을 제시하기보다는 지난 3월 이후 5번의 긴급회의를 통해 쉴새 없이 제시해온 그동안의 정책 효과를 점검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라면서 "실제로 미 연준은 금융시장 여건이 상대적으로 안정되기 시작했다는 판단에 지난주부터 시중에서의 유동성 매입 규모를 기존 3000억달러에서 약 절반 수준으로 줄이기 시작한 것을 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적인 정책 조치가 단행되지 않더라도 3월이후 기민하고 강한 정책대응에 경제 및 금융시장 불안을 잠재우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어 영향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통상 글로벌 경기와 정책 불확실성 심화가 5월 증시 동반침체의 단초로 기능했던 과거와는 달리 이번 5월은 미국 Fed에서 중국 양회로의 정책 모멘텀 바톤 터치 기간이 될 가능성이 크고, 5월 중순께 미국 이동제한 조치의 순차적인 해제는 곧장 글로벌 이연수요와 투자 부활의 단초로 기능할 여지가 많다"며 "여기에 개인 투자자의 매수세와 10조7000억원 규모의 증시안정기금 등 현 시장의 수급환경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하면 5월 비관론(Sell in May)의 현실화 가능성은 미미하다"고 전망했다.
그 가운데 코스피는 종목 장세 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언택트(비대면) 등 IT 업종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병연 연구원은 "현재 국내 증시는 2016년처럼 종목 장세 흐름이 진행 중"이라면서 "중국의 핸드폰 판매량 증가를 계기로 하반기 핸드폰 이연 수요 확대가 현실화될 경우 언택트 IT 서비스 설비투자라는 장기 패러다임과 함께 IT 중심의 주도력이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우선은 단기적으로, 단계적인 이연 수요 증가에 따라 업종별 센티먼트(투자심리)변화가 나타날 것"이라며 "순서는 은둔형 소비에서 쇼핑·레스토랑·핸드폰·가전 등 보복성 소비, 여행·콘서트·숙박 등 활동성 소비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