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영향권' 상반기 저점 찍어연간 영업익, 전년比 30% 증가 기대감'배터리-ESS-OLED' 등 호재 가득… 우수한 재무안정성도
  • ▲ 삼성SDI. ⓒ연합뉴스
    ▲ 삼성SDI.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 등으로 1분기에 전년대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삼성SDI가 상반기 실적을 저점으로 하반기부터는 본격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배터리 수요를 바탕으로 연간 매출액이 사상 최대치인 11조원을 상회하는 등 견조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다. 관련 설비투자가 지속될 전망이지만, 이마저도 개선된 영업현금흐름으로 완충 가능할 것으로 조사됐다.

    8일 금융투자업계 실적 전망치 분석 결과 삼성SDI는 올해 매출액 11조2388억원, 영업이익 6037억원의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액의 경우 지난해 10조974억원에 비해 11.3% 늘어난 수준이며 영업이익(4621억원)은 30.6%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에 따른 전방산업 부진으로 2분기까지 단기적인 실적 하락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기차 배터리 공급의 빠른 회복 등 하반기에는 의미 있는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중대형 전지의 경우 흑자전환 모멘텀이 유효하다.

    코로나19 국면에서도 유럽 전기차 시장은 새로운 환경규제에 힘입어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삼성SDI 고객사들의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판매 호조가 확인되고 있다.

    실제 최근 EV Sales Blog 집계를 보면 3월 유럽 전기차 판매량이 지난해 3월보다 41% 늘어난 8만4000대로 나타났다. 이는 유럽 월간 판매량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다.

    여기에 글로벌 전기차 선두업체와의 사업다각화 등 사업영역의 확장이 발생할 경우 강력한 모멘텀으로 발현될 전망이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유가 하락에 따른 전기차 수요 부진을 우려하지만, 전기차 수요는 정부의 이산화탄소 저감 정책에 따른 강제성이 강한 만큼 시장 성장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하반기 영업이익은 상반기 수준을 크게 상회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판단했다.

    ESS는 선제적 안전성 강화 조치 이후 수출 증가를 바탕으로 하반기 국내 수요 회복이 시작되면서 매출과 이익 개선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소형 전지도 코로나19 영향이 완화되면 전동공구 수요 회복, 원형 전지의 EV향 공급이 시작되면서 매출 증가와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

    삼성SDI 관계자는 "하반기로 가면서 코로나19 영향이 완화되고 가을께 주요 거래선의 신모델 출시도 있는 만큼 점진적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 삼성SDI 분기별 실적 추이 및 전망(좌)과 삼성SDI 사업 부문 분기별 영업이익 추이 및 전망. 자료=삼성SDI. ⓒ하이투자증권
    ▲ 삼성SDI 분기별 실적 추이 및 전망(좌)과 삼성SDI 사업 부문 분기별 영업이익 추이 및 전망. 자료=삼성SDI. ⓒ하이투자증권

    OLED소재의 경우 삼성SDI가 국내 최초 독자기술로 개발한 OLED 발광소재 '인광 그린호스트'가 삼성의 차세대 OLED 유기재료 세트인 M10의 재료 구조에 포함돼 하반기 다수의 신형 플래그십 모델 출시와 함께 수혜가 예상된다.

    이 관계자는 "하반기 고객사의 플래그십 모델 출시와 OLED가 적용된 보급형 신모델 출시가 예정돼 있어 OLED 소재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하반기 회복을 통해 연간 기준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성장을 이뤄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의 개화도 실적 개선에 탄력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신규 폴더블 기기의 7월 조기 출시를 계획하고 있고 삼성디스플레이의 실적이 계절성과 일회성 이익에 기반해 3분기 급반등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실적 반등 가능성이 높다.

    김지산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소형 전지를 제외한 중대형 전지와 전자재료는 코로나19 영항이 제한적이라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2분기는 부진하겠지만, 하반기 중대형 전지 흑자전환과 OLED소재 성장 모멘텀이 유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개선된 영업현금흐름으로 높은 투자 부담에도 재무안정성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의 경우 2017년 이후 외형 성장에 따른 운전자금 부담, 2차 전지 생산설비 확대를 위한 CAPEX 등 영업현금흐름을 상회하는 투자 자금소요가 이어지면서 재무 부담이 확대되는 추세다. 전지 부문 설비 증설을 중심으로 2018~2019년 연간 자본적 지출 규모가 2조원 안팎에 달했다.

    때문에 △삼성물산 5599억원(2018년) △롯데첨단소재(옛 SDI케미칼) 2795억원(2019년) 보유지분 매각대금 유입에도 2019년 말 총차입금이 3조6000억원까지 증가했다.

    다만 재무안정성 지표는 여전히 매우 우수한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1분기 기준 부채 규모는 7조4226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7조2448억원 수준을 이어가면서 부채비율(59.5%) 안정화됐다. 보유 현금 등 자산 규모도 1조4000억원 선이며 유동비율 역시 140%대를 유지하고 있다.

    진행 중인 헝가리 공장 증설 등 향후에도 전기차 시장의 성장에 대응하기 위한 설비증설 투자가 이어질 예정이며 이에 따른 투자부담도 지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중기적으로 제고된 영업활동현금흐름을 바탕으로 부담의 상당 부분을 충당하면서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삼성디스플레이(지분 15.2%) 등 보유 자산을 활용한 자본 조달 여력도 충분한 상황이다.

    원종현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중·단기 투자 계획의 경우 영업현금흐름을 통해 상당 부분 대응 가능할 것이며 향후에도 우수한 재무구조가 유지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다만 전기차 시장 성장 속도와 고객사 수요 추이 등을 감안해 계획대비 설비투자 규모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투자 자금소요 확대 폭, 투자 성과 가시화 여부, 재무건전성 추이 등을 지속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