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동변속기 못잖은 8단 습식 DCT20초 동안 극한 성능 내뿜는 'N 그린 시프트'까지일상생활과, 운전의 재미 다 잡아
  • ▲ ‘2020 벨로스터 N’ ⓒ현대자동차
    ▲ ‘2020 벨로스터 N’ ⓒ현대자동차
    “수입 고성능 자동차의 장벽을 허물 선수가 등장했다.”

    개발 단계부터 비상한 관심을 받은 ‘2020 벨로스터 N’ 얘기다. 연식 변경을 거치며 듀얼클러치변속기(DCT)를 품고 수입차 업체가 독식하고 있는 고성능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직접 몰아본 2020 벨로스터 N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짜릿했다. 잘 달리고 힘이 좋은 데다 영민하고 부지런했다. 3700만원 안팎에 ‘운전의 재미’를 느끼기 이만한 게 있을까 싶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갑(甲)’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이유가 있었다.

    지난달 21일 경기 용인시 스피드웨이에서 2020 벨로스터 N을 시승했다. 운전석에 앉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기어 노브다. 기어 단수 대신 주차(P), 후진(R), 중립(N), 주행(D)이 표시돼 있다.

    벨로스터 N은 그동안 수동변속기를 달아 일반 소비자가 구매하기 쉽지 않았다. 이 때문에 현대차는 8단 습식 DCT 사양을 새롭게 추가했다. 일상생활에서 더 편하게 운전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시동을 걸고 서킷에 들어섰다. 가속 페달을 꽉 밟았더니 ‘그르릉’ 거리는 앙칼진 배기음과 함께 야생마처럼 질주했다. 살짝 발을 떼면 후연소 소리가 팝콘 터지는 듯 귀에 착 감겼다.

    체커기(흑백반기) 버튼을 누르자 180도 돌변했다. 엔진 회전수(rpm)가 높아지고 운전대(스티어링 휠)는 상당히 뻑뻑하고 무겁게 변했다. 가속 페달 답력은 커졌다. 극한의 성능을 발휘하는 ‘N 모드’다.
  • ▲ ‘2020 벨로스터 N’ ⓒ현대자동차
    ▲ ‘2020 벨로스터 N’ ⓒ현대자동차
    이 차의 진가는 코너 구간을 달려야 느낄 수 있다. 의도대로 즉각 반응하는 직결감이 일품이다. ‘버틸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에 ‘더 몰아붙여 보라’고 응답한다. 빠르면 빠를수록 민첩했다. 강력한 주행 성능, 뛰어난 차체 강성이 온몸으로 전해졌다.

    특히 8단 습식 DCT는 수동변속기 못잖은 느낌을 줬다. 바깥쪽에서 코너로 최대한 붙은 뒤 다시 바깥쪽으로 빠져나가는 동안 최적의 rpm을 알아서 유지했다. 코너를 찍고 나와 가속 페달을 밟을 때 마치 기어를 조작한 듯 동력을 끌어올렸다. 똑똑한 변속 능력을 보여주는 만큼 손과 발이 여유로웠다. 

    2020 벨로스터 N에 적용된 8단 습식 DCT는 수동변속기의 효율성과 자동변속기의 편리성을 모두 갖춘 게 장점이다. 기계적인 구조는 수동이지만 클러치를 한 개 더 달고 작동 장치를 넣었다.

    뿐만 아니라 기존 건식과 달리 작동 과정에 오일을 사용해 윤활 및 냉각 성능을 높였다. 주행 상황에 최적화된 변속을 구현하는 ‘N 트랙 센스 시프트’, 가속감을 높인 ‘N 파워 시프트’도 탑재했다.

    직선 구간에서 앞차를 쫓아 달리니 시속 200㎞에 계기판 바늘이 가 있다. 2020 벨로스터 N은 2.0 가솔린(휘발유) 터보 엔진을 품어 최고 출력 275마력을 발휘한다. 최대 토크는 36.0㎏·m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5.6초에 불과하다.

    눈여겨봐야 할 기능은 ‘N 그린 시프트’다. 버튼을 누르면 20초 동안 엔진, 8단 습식 DCT의 성능을 최대 수준으로 내뿜는다. 폭발적인 가속력에 온몸이 시트에 파묻혔다. 

    2020 벨로스터 N은 이 밖에 고급 스포츠카에 있는 버킷 시트를 적용하고 8인치 내비게이션 등을 기본 장착했다. 옵션(선택 사양)으로 지능형 안전 기술인 ‘스마트 센스’도 고를 수 있도록 했다. 판매 가격은 2944만원부터 시작한다.

    현대차는 올해부터 고성능 브랜드 N의 판매를 본격 확대한다. 오는 7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 N을 양산하고 중형 세단 쏘나타 N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 ▲ ‘2020 벨로스터 N’ ⓒ현대자동차
    ▲ ‘2020 벨로스터 N’ ⓒ현대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