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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이사회를 열고 최대 1조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앞서 정부가 1조2000억원의 경영자금을 지원하며 내건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다.
대한항공은 오는 13일 이사회를 개최한다. 이사회에서는 유상증자 규모와 1분기 실적을 의결한다.
이번 이사회는 산업은행의 자구안 마련 요청에 따라 개최된다. 산은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은 대한항공은 1조50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자체 확보해 경영 차질을 방지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어 14일에는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도 이사회를 연다. 대한항공 유상증자 후속 조치를 논의하기 위해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13일 대한항공 이사회에서는 유증을 포함한 다양한 자구안이 마련될 것”이라며 “다음날 한진칼 이사회에서는 대한항공 유증에 따른 후속안 마련이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 지분 29.96%를 보유한 한진칼은 대한항공 대주주다. 대한항공이 1조 유증 시 약 3000억 규모의 주식을 추가 매수해야 현 지분율을 유지할 수 있다.
한진칼도 자체 유증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중심의 3자 연합과의 경영권 분쟁 등의 상황을 고려해서다.
양 사 유상증자는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매수자를 사전에 정해 주식을 팔고, 지분을 나눠주는 방식이다. 코로나19 여파 등 항공시장 어려움으로 100% 일반공모 방식은 흥행이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대한항공은 이사회 이후 유상증자 시기와 규모 등을 공시할 예정이다.
당초 업계는 기내식, 항공정비(MRO) 등 사내 알짜 사업을 매각하는 방안이 자구안에 담길 것으로 예상했다. 회사 측은 해당 사업의 미래 수익성을 감안해 이번 자구안은 유상증자 위주로 마련할 것으로 전해진다.
함께 의결할 대한항공 1분기 실적에도 많은 관심이 모인다. 업계는 대한항공의 1분기 손실을 2400억원 가량으로 예상한다. 정상적인 사업이 어려운 가운데 인건비, 항공시설료 등 고정비 부담이 컸을 것이라는 분석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