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머드급 정비사업 없어 건설사 신규 수주 '빨간불'재건축·재개발 사업 무대서 중견건설사 설자리 없어과열 수주경쟁·잦은 시공사 교체, 업계 피로도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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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용산구 한남뉴타운 일대. ⓒ 연합뉴스
서울 재건축사업 대어로 꼽히는 반포3주구와 한남3구역 최종 시공자 결정을 앞두고 건설업계가 긴장하고 있다.정부가 재건축사업을 가로막아 매머드급 사업지가 사라지고 신규 수주에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2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반포3주구 조합은 오는 30일, 한남3구역 조합은 내달 20일 최종 시공자를 선정한다.반포3주구와 한남3구역의 공사비는 각각 8000억원, 2조원에 달하는 곳으로 건설업계들이 사업 확보에 사활을 거는 곳이다.앞서 반포3주구 조합이 개최한 1차 합동설명회에 김형 대우건설 사장과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이 직접 등장할 정도로 수주열기가 뜨겁다. 이같은 모습은 한남3구역에서도 재현될 전망이다.문제는 6월 이후다. 건설업계에서는 한남3구역 최종 시공자 선정을 끝으로 더 이상 서울에서 대규모 재건축·재개발 사업지가 없어 신규 수주에 고심하는 분위기다.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이촌동 한강맨션 외에는 강북·강남을 통틀어 새로 뛰어들 곳이 마땅히 없다"며 "목동을 눈여겨 보고 있으나 정비사업 초기 단계라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내긴 힘들다"고 언급했다.그는 이어 "서울내 이미 시공사로 선정된 곳들이 있으나 정부가 강남 재건축사업에 워낙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어 진척 속도가 느리다"며 "집만 지어서 건설사가 수익을 내기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대형건설사의 고민은 중견·중소건설사들의 고충으로 이어진다. 수주 가뭄으로 서울 도심은 물론 외곽과 경기, 지방사업지까지 대형 건설사들이 차지한 탓에 설자리를 잃었기 때문이다.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서울 재건축조합들은 입찰조건을 제시할때 시공능력 10위권 이상 건설사를 받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기존에 우리 브랜드였던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조합에서 연락조차 거절하는 경우가 태반"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새 사업지를 찾기 어렵다보니 토목 등에 눈을 돌리고 있으나 최근 코로나19(우한폐렴) 여파로 사업 수주가 줄고 현장도 위축돼 실적악화로 고전할 수 밖에 없다.수주 가뭄으로 건설사들의 일감이 줄어들면서 정비업계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시공사가 이미 선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시공사를 교체하고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건설사를 찾아 사업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실제로 작년부터 서울 정비사업지 곳곳에서 시공사 지위를 박탈하는 총회가 자주 개최되고 있다. 조합 내부 분란도 있으나 경쟁 건설사가 조합에 의견을 제시하는 경우도 더러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시공사 교체 가능성이 있어보이는 조합에 빠르게 접근하는 등 건설업계내 상생과 공존문화가 사라지고 고질적인 과열 수주경쟁만 펼치고 있는 셈이다.정부가 재건축 안정효과를 빠르게 볼 수 있는 재건축·재개발사업을 억지로 틀어막은 탓에 건설사 수익 악화는 물론 산업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익명을 요구한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과도하게 부동산을 옥죄고 억지로 개입하면서 시장의 질서가 무너져버렸다"며 "건설사들이 과열 수주를 벌일 수 밖에 없는 환경을 정부가 만들고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